일본 카메라 회사 캐논이 5월 30일 필름 카메라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937년부터 81년간 계속해온 필름 카메라 사업에 막을 내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캐논은 "디지털 카메라 보급으로 필름 카메라 수요가 줄어 판매를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캐논은 이날 지금까지 남아있던 유일한 필름 카메라 기종인 'EOS-1v'〈사진〉 판매를 종료했다. 이 제품은 2000년 출시된 기종으로, 45개 자동 초점 포인트와 초당 9매 연속 촬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캐논은 이미 2010년 필름 카메라 생산을 중단하고 그 뒤 재고 상품 판매만 계속해 왔다. 이제는 판매도 안 하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부품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수리 서비스를 계속하다가 2025년 10월 31일을 기해 수리 서비스마저 중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 주요 카메라 회사 중 필름 카메라를 생산하는 회사는 니콘만 남았다. 니콘은 필름 카메라 2종을 아직 생산 중이며 앞으로도 종료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

카메라뿐 아니라 필름 생산도 종막을 향해 가는 중이다. 후지필름은 올 10월을 끝으로 흑백 필름 판매를 종료할 방침이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에 따르면 일본 카메라업계의 필름 카메라 생산량은 1990년 538만대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7년에는 전성기의 100분의 1 수준인 5만4000대까지 줄어들었다. 2008년을 끝으로 일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생산·출하량 통계 작성 자체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