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0일 오후 10시 35분 베이징발 중국 국제항공 CA989편으로 뉴욕으로 향한다. 29일 오전 10시(현지시각)쯤 고려항공 JS151편을 타고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CA989편 탑승객 명단에서 이름을 올린 상태다.
김 부위원장은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엔본부의 북한 외교관들이 미국에서 뉴욕 이외의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김 부위원장이 뉴욕을 거쳐 워싱턴 D.C.로 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을 끌어냈고, 지난 26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의해 전격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2차 남북정상회담에 북측 인사로 유일하게 배석했다.
그는 군 출신으로 핵 문제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지식도 풍부하고 더욱이 1990년대 초 고위급 회담 대표로 참여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만드는 데도 깊숙이 개입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역할이 커지면서 북한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해 모두 꿰뚫고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다.
현재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 의제와 의전 등이 조율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부위원장이 방미하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 내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현안을 최종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선 지난 27일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간 사전 협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팀과 '김정은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끄는 북한팀이 의전·경호·보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