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安邦)보험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 작업을 중단하고 기업 가치 높이기에 주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M&A(인수합병) 이슈가 당분간 수면 밑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당분간은 ABL생명과 동양생명을 매각할 의향이 없다고 했다”며 “내부 사정이 해결되고 시장 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매물로 나올 수는 있지만 한동안은 매각 이슈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안방보험 사이트

안방보험은 608억위안(약 1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돼 중국 당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되면서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사실상 중국 당국에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매각설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안방보험의 해외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현황을 직접 점검하면서 매각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을 면밀히 살피는 상황인데, ABL생명과 동양생명은 일단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안방보험이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워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 전력이 있는 동양생명은 새 주인을 찾더라도 대규모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인수가가 낮더라도 새 국제회계기준 ‘IFRS 17’ 도입에 따라 지급여력(RBC)비율이 눈에 띄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ABL생명은 동양생명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ABL생명도 동양생명과 마찬가지로 과거 고금리 상품을 많이 취급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M&A 시장에 매물이 나와도 업황이 밝지 않다 보니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즘 분위기를 보면 (안방보험 입장에서는) 매물로 내놓아도 원하는 값을 받기 어려워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