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원로 배우 모건 프리먼이 영화 제작 현장에서 여러 여성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 CNN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은 프리먼과 일한 적이 있는 여성 16명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이 중 8명이 그로부터 성희롱적인 언행을 듣거나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겪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로 흑인 배우 모건 프리먼.

지난해 프리먼이 출연한 영화 ‘고잉 인 스타일(Going in Style)’ 제작 현장에서 일했던 한 여성 스태프는 당시 프리먼이 ‘속옷을 입었냐’고 물어보더니 자신의 치마를 계속해서 들추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여성은 “프리먼이 자기의 손을 내 등 아래에 두거나 등 아래 부분을 문지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부적적인 발언도 일삼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2년 영화 ‘나우 유 씨미(Now You See Me)’ 제작 현장에서 일했던 한 여성 스태프는 프리먼이 자신과 여성 후배에게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지 말라’고 하는 등 옷과 신체부위를 여러차례 지적했다고 밝혔다.

프리먼은 기자들에게도 인터뷰 현장에서 성희롱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프리먼은 지난해 CNN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임신 6개월이었던 기자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내가 거기에 있었으면 좋겠다(I wish I was there)”라는 의미 심장한 말과 함께 “잘 무르익었다(You are ripe)”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먼은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나를 알거나 나와 함께 일해본 사람이라면 내가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할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의도와 달리 불편하게 느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프리먼은 2012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인 세실 B. 데밀상을 수상한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원로 배우다. 국내에서는 팀 로빈스와 함께 출연한 영화 ‘쇼생크 탈출(1994)’로 잘 알려져있으며, 1990년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 2005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