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기된 세월호 침몰의 외력설 중 하나인 '닻(앵커) 침몰설'이 다시 한 번 허위로 드러났다. 24일 언론에 공개된 세월호 선체 내부를 살펴봤더니 닻을 내리는 장치는 정상적인 상태였다.
세월호 침몰 원인 등을 조사하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는 이날 오전 세월호 선체 내부를 처음 공개했다. 지난 10일 전남 목포 신항 부두에서 왼쪽으로 누워 있던 세월호를 바로 세운 지 보름 만이다.
이날 세월호 선미 3~4층의 내부 철제 구조물은 진한 갈색으로 녹슬고 뒤틀리거나 찌그러져 있었다. 왼쪽으로 급격하게 쏠린 화물이 선체를 짓눌러서 좌현 쪽의 손상과 변형이 심했다.
관심은 선수 갑판의 닻 내림(투묘) 장치에 집중됐다. 확인 결과 좌우 투묘 장치의 밧줄과 쇠줄은 모두 감겨 있었다. 애초에 닻의 쇠줄이 감긴 상태에서 배가 침몰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영화 '그날 바다'는 "선수 좌현 닻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저면에 걸려 배가 급격하게 기울어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가 공개된 것이다. 지난 10일 세월호 직립 과정에서도 세월호 선수 좌현 닻 출입구에는 찌그러진 흔적이 없었다. 구멍에 녹슨 자국만 보였다. 닻이 바다에 내려져 배를 끌었다면 그 힘에 닻 쇠줄이 드나드는 출입 구멍에 변형 흔적이 남아야 한다. 선조위는 "좌우 닻은 통상적인 고정 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상태로 있었다"고 말했다.
증거인멸을 위해 세월호 좌현 닻을 고의로 절단했고, 사고 직후 일반에 공개한 닻도 다른 배의 것이라는 의혹도 일단락됐다. 선조위는 "선체 수색과 인양 작업 과정에서 왼쪽 닻을 잘랐다"며 "절단하고 나서 거둬 간 닻은 세월호의 것과 일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