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모델이 대학 누드화 수업에서 동료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유출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경찰이 10일 밝혔다. 이 여성 모델은 남성 혐오 사이트에 사진을 올렸고,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안모(여·25)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피의자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안씨는 남성 모델 A씨와 최근 홍익대 미대 누드 크로키 수업에 같이 모델 역할을 했다. 휴식 시간에 둘은 좁은 공간에서 같이 있을 때 자리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안씨는 앙심을 품고 A씨의 나체를 몰래 촬영했다. 지난 1일 남성 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워마드'에 '미술 수업 남 누드모델 조신하지 못하네요'란 제목의 글과 함께 A씨 나체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워마드 회원들은 A씨에 대해 '작아서 보이지 않는다' 등 남성을 모욕하는 내용의 댓글을 다수 달았다. 이것이 인터넷에 퍼지며 논란이 됐고, 이후 해당 글과 사진은 삭제됐다.

대학 본부와 학생회는 유출 사건 직후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모아놓고 자백을 종용했지만,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는 지난 4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안씨가 평소 쓰는 휴대폰 2대 중 1대를 '잃어버렸다'며 제출하지 않자 이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과정에서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안씨가 제출하지 않은 휴대폰 1대를 확보해 물증을 확보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A씨는 워마드에 올라온 자신의 나체 사진에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을 단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해 최근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