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 나타나고 있는 우선주 급등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우선주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을 받는 주식을 말한다.
SK증권은 10일 발간한 ‘최근 우선주 급등 현상, 원인과 문제점 진단’ 보고서에서 “이달 8~9일 이틀 연속으로 8개의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한 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낙관보다는 경계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리포트를 작성한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120영업일 동안 우선주 118개 가운데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2개에 불과했었는데, 5월 8일과 9일에는 이틀 연속으로 8개 종목이나 상한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우선주 급등 현상은 주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 연구원은 “반도체·바이오 등 지난 2년간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업종들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자금 중 일부가 남북 경제협력 우선주로 유입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남북 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우선주(현대건설우(000725))는 4월 중순 5만원에서 불과 한 달만에 6배가량 급등해 30만원을 넘어섰다. 5월 10일 오후 12시 50분 현재 현대건설우는 전날보다 11.37% 오른 3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건설우처럼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현대비앤지스틸우(004565), 쌍용양회우(003415), 금호산업우(002995), 동부제철우(016385), 금강공업우(014285)등도 모두 남북 경협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이다.
하 연구원은 우선주 급등 현상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경계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대 최다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우선주 전체의 시가총액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즉 일부 종목이 상한가까지 오르긴 했으나 시총이 큰 상당수 종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 연구원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우선주 가운데 시총이 가장 큰 건 현대건설우인데, 이 종목 시총은 300억원 수준”이라며 “반면 시총이 5000억원 이상인 9개 종목의 최근 닷새간 누적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그는 “시총이 작은 일부 우선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현재 상황을 우선주 전반의 강세 흐름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괴리율이 낮은 종목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도 투자시 주의를 당부하는 이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선주의 평균 괴리율은 2017년 37.8%에서 최근 40%까지 상승했다. 우선주는 괴리율이 높을수록 투자 매력도가 올라간다.
하 연구원은 “투자 매력 때문이라면 우선주 괴리율이 높은 종목이 강세를 보여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괴리율이 높은 종목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반대로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 가격보다 높은 종목이 상한가 행진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