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김동원(49)씨는 소액 주주 운동을 한다며 2014년 인터넷 카페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곳 회원들은 예언서·사주책 등을 함께 읽고 공부했다고 한다. 또 회원들끼리 일반인이라면 알기 어려운 '별명'으로 불렀다.

김씨는 '송하비결'과 '자미두수'를 즐겨 봤다고 한다. '송하비결'은 '송하 노인'이라는 사람이 썼다는 예언서로 알려져 있으며, 2000년대 초반 출간됐다. '자미두수'는 중국 도교의 점술이다. 이를 토대로 김씨는 여러 예언을 해왔다. 김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블로그에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가 2013년 한 해 동안 엄청난 육체적·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건강 때문에 물러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경공모 회원은 "김씨는 '2020년에 대운이 터지기 때문에 유시민 전 의원이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 "이명박이 실각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통일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는 경제 분야에 대한 예측도 했다. 자칭 주식·경제 전문가였다. 김씨는 2010년 자신의 블로그와 카페에 쓴 글을 모아 주식과 환율 분석 등을 담은 '드루킹의 차트혁명'이란 책을 냈다. 하지만 그가 예상한 경제 전망은 대부분 틀렸다고 한다. 한 예로 김씨는 2011년 초까지 코스피지수가 400선 이하, 원·달러 환율이 2000~3000원 선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2011년 3월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넘어섰고, 환율은 1100원대였다. 2015년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IMF(외환 위기)가 다시 올 것이라고도 했다. 전 경공모 회원은 "현란한 글솜씨를 보고 추천 주식에 투자했지만 정작 맞는 건 별로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2012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죽을 것이라는 예언도 했다. 그는 블로그에 '2016년에 오바마가 죽는다. 오바마가 저격범에 의해서 죽게 된다'며 '오바마를 암살할 세력은 이미 정해져 있다. 바로 유대인들이다'라고 했다. 또 블로그에는 '송하비결 안에서 일본 대지진은 2017년에 온다고 본다'며 일본 대지진을 예언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의 개인사도 점쳤다. 그는 이혼 소송을 비롯해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인에 따르면, 김씨는 "(가출한) 아내가 언제 돌아오나" "고소한 결과는 어떻게 될까?" 등을 주역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예언이 틀리면 블로그에서 글을 지웠다고 한다. 한 회원은 "예언이 틀리면 해명하지 않고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식으로 탓하거나 아예 언급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내용은 블로그에 남아 있다.

'드루킹' 김씨와 주변 핵심 인물들은 본명이 아닌 그들만의 '비밀 명칭'으로 서로를 불렀다. 또 경공모 회원들은 비밀 대화방에서 김경수 의원을 '바둑이', 보좌관을 '벼룩', 청와대를 '광화문'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론 조작이 의심되는 네이버 기사에 달린 댓글 아이디 중 'milkysoo'는 우유(milk)와 경수(kyungsoo)를 합친 말로 김경수 의원을 응원할 때 쓰이는 '우유 빛깔 김경수'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