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청사와 지하철역에서 비닐 우산 커버가 퇴출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청 본청과 103곳의 시 산하 기관, 지하철 1~9호선 307개 역에서 비닐 우산 커버를 없앤다고 23일 밝혔다. 대신 우산 빗물 제거기나 빗물 흡수용 카펫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최근 폐비닐 재활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서울시가 앞장서서 일회용 비닐 사용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했다. 비가 내린 23일 오전 시청 본청 정문 출입구에는 빗물 제거기 2대가 놓여 있었다. 출근을 하는 직원들은 빗물 제거기에 우산을 넣고 안쪽 패드에서 물기를 털어냈다. 제거기 앞에는 "일회용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 우산 비닐 커버는 비치하지 않는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시청 직원 박모(41)씨는 "평소에 버려진 비닐이 쌓여있는 걸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거기로 물기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지만 비닐 커버보다 사용하기 편하다"고 했다.

23일 오전 한 시민이 서울시청 본청 정문 출입구에 설치된 우산 빗물 제거기를 이용해 물기를 없애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8호선에서 사용한 우산 비닐 커버는 약 520만 장에 달했다. 서울시청 본청과 사업소, 자치구에서는 약 30만 장의 비닐 커버가 사용됐다. 쓰고 난 우산 비닐 커버는 물기에 젖어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땅에 묻거나 태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건물 입구에 비닐 커버가 설치돼 있으면 비가 조금 오더라도 의례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서 "건물 관리자와 시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일회용 비닐 줄이기를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라 본청 출입구에 우산 빗물 제거기 총 10대를 설치했다. 또 가게 넓이가 33㎡를 넘는 사업장에서 비닐 봉투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행사장과 전통시장 등에서 비닐 사용 줄이기 캠페인도 펼친다. 서울시는 "최근 폐비닐 대란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인 단속과 홍보에 나설 방침"이라면서 "자치구·중앙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비닐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