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웰스 파고 (Wells Fargo)가 수년간 고객들에게 불필요한 상품을 권유한 이유 등으로 10억 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형은행에 단행한 첫 강력 조치다.

이번 벌금은 웰스파고∙소비자금융보호국(CFPB)∙통화감독청(OCC)이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책정됐다. 감독원과 금융보호국은 웰스파고가 지난해 57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에게 불필요한 자동차보험 등 금융상품을 강제로 팔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벌금이 확정된다면 CFPB가 부과한 벌금 중 최고액을 기록한다.

웰스파고는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은행이다. 2016년 200만명의 고객 명의로 가짜 계좌를 신설해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캔들에 휩싸인 웰스 파고는 해당 사건으로 1억8500달러(약 2000억원)의 벌금을 받았었다.

또 그런가 하면 지난해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실수로 잘못 적용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부담금을 떠넘기는 등 최근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사태로 불신이 높아졌고 실적도 부진하는 등 난관에 봉착해왔다.

웰스파고

웰스 파고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자 대대적 캠페인과 홍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뱅킹 확대와 올해말까지 400개의 점포 폐쇄 등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고객들의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캡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금융기관들은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세에 막대한 이득을 봤다. 하지만 트럼프는 편법을 쓰는 기업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웰스파고의 최고경영자 티모시 슬론(Timothy Sloan)의 입지가 좁아졌다. 2016년 유령 계좌 사태로 슬론의 전임자 존 스텀프(John Stumpf)가 사임을 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슬론은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웰스 파고는 올해 1분기에 590억달러(약 6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