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사진) 일본 재무성 사무차관이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가 후쿠다 차관이 재무성에 출입하는 여기자들을 불러 술을 마시며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호텔에 가자”, “키스하자”는 등의 발언을 상습적으로 했다고 보도한 지 일주일 만이다.
아소 다로 재무상은 18일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사무차관이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후쿠다 차관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주간지에 게재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재판에서 싸워나갈 것”이라며 “재무성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 자체가 부덕의 소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소 재무상는 “구두로 충분히 주의를 줬다”며 조사도 징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이 더 커졌다. 여기에 재무성이 최근 고문 변호사에게 조사를 위탁하면서 출입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피해를 입은 여기자가 있으면 조사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해 재무성을 향한 비판 여론이 더 거세졌다. 조사 주체가 중립적이지 않은데다 폐쇄적인 일본 풍토에서 피해자가 실명을 대고 나설 수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후쿠다 사무차관은 그동안 줄곧 성희롱 의혹을 부인해왔다. 후쿠다 파일 음성 파일이 TV 방송에서 연일 흘러나오면서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정권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하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결국 후쿠다 차관이 사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터였다.
후쿠다 차관은 지난 16일에도 재무성을 통해 “여기자에게 그런 발언을 한 적은 없으며, 업무가 끝난 뒤 가끔 여성이 접대하는 장소에 가서 말장난한 적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