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롄상품거래소 철광석 선물 국제가격화 시동...中, 원유 이어 두번째 외자허용 원자재 거래
위안화로 결제...상하이 원유 선물처럼 위안화 국제화 가속 기대...자본시장 개방 확대 일환
중국이 내달 4일 다롄(大連)상품거래소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철광석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지난 3월 26일 상하이선물거래소 산하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중심(INE)에서 국제 원유 선물거래를 개시한데 이은 것이다. 중국에서 외자의 참여를 허용하는 두번째 원자재 거래시장이 열리는 의미가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지난 13일 철광석 선물거래에 외자를 참여시킬 모든 준비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5월4일부터 외국인투자자가 직접 참여하는 철광석 선물거래를 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원유에 이어 철광석 선물거래에 외국인 투자자를 허용하기로 한 배경에는 국제 가격결정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공통적인 의도가 있다. 원유 선물과 마찬가지로 철광석 선물거래도 위안화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자본시장 개방 확대의 일환이기도 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철광석을 수입하고 소비하는 나라다. 지난해 수입한 철광석이 10억 7500만t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작년 전세계 철광석 무역량의 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은 철광석 시장의 큰손이면서도 교역 가격 산정 때 피동적인 위치에 머물렀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1909년 설립된 에너지 정보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플랫츠(Platts)의 철광석 가격지수가 주요 기준으로 사용됐다.
2013년 10월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시작한 중국의 철광석 선물거래는 이미 전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국제 가격과의 연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중국 일간 제일재경일보가 전했다. 중국의 철광석 선물거래 규모는 지난해 329억t에 달했다.
중국은 이런 여건에서 자국의 철광석 선물 거래에 외국인을 참여시켜 가격결정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증권일보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그동안 외국인이 직접 참여할 길이 없어 중국에서 형성된 철광석 선물가격의 국제영향력이 제한돼 있었지만 이젠 전세계 참여자들이 함께 거래해 공평 공정 투명한 국제철광석 교역 가격 기준을 만들 수 있게됐다고 기대했다.
현재 중국 철광석 선물거래 참여 투자자는 60만 8900여곳으로 이 가운데 법인은 1만 5437개사로 100여개의 철강공장과 수천개의 철강교역상들이 참여하고 있다. 법인 투자자들이 하루평균 35%의 거래를 차지하고 있다.
증감위는 앞서 2월초 철광석 선물거래에 외국인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다롄상품거래소가 2월 7일 관련 규칙 수정안과 새로운 규정 초안을 내놓고 공개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다롄상품거래소는 이후 3월 27일 새로운 제도안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지난 14일 이에 근거한 외국인 철광석 거래 테스트가 진행됐다.
다롄상품거래소는 3월27일을 기점으로 중국인 투자자를 신규 고객과 구 고객으로 분류하고, 신규 고객의 경우 거래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보증금 잔액이 10만위안(약 1700만원)이에 상응하는 외자)이상이고, 최근 3년내 국내외 선물거래에서 위법거래를 한 사례가 없어야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하는 등 새로운 조건을 붙였다. 외자와 내자를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난 13일까지 다롄상품거래소에 11개 외국인투자 중개기구가 등록을 마쳤고, 투자할 외자를 예치할 수 있는 은행 10곳도 지정됐다. 참여를 원하는 외국인은 중국내 선물회사와 외국인투자 중개기구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INE에서 거래되는 국제 원유선물은 한달도 안돼 하루 평균 거래량이 800만배럴인 두바이 상품거래소의 원유 선물을 제쳤다고 중국 선물일보가 전했다. 런던 ICE의 브렌트유,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에 이어 세계 3위에 오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