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원 지사는 6·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 회견문을 통해 “오랜 고뇌 끝에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 선거 전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이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위해 일주일 정도 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지지율은 추세와 방향을 나타낼 뿐이라 (바른미래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탈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촛불 민심과 탄핵정국 속에서 기존의 보수당 울타리로는 건강한 보수의 혁신을 이룰 수 없다고 보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는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2등 싸움을 하기 위해 급하게 (국민의당과) 합당하는 게 원래의 근본적이고 장기적 과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봤다”고 했다.

원 지사는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 “건전한 야당 축을 만들기 위해 야권연대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상대방을 3등으로 밀어내기 위한 야당 간의 분열 때문에 큰 틀에서 연대가 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소탐대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유한국당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당은 연대의 대상인지 아닌지 따지기 전에 존립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 후 야권 개편 가능성에 대해 “야권이 이대로 갈 수 있나”며 “(야권 개편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 개편 과정에서 자신이 역할을 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말에 “당연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원 지사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묻는 말에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확정한 이후에는 굳이 만나지도 않아도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알 수 있겠다 싶어 만나지 않았다”며 “통화는 했지만, (안 위원장이)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느냐’ 정도의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 지사의 탈당에 대해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선다면 안타까운 일”이라며 “열심히 광역 지자체장 후보군을 찾아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