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북한 북부 양강도 삼수군에서 16~17세 청소년 6명이 한국 가요를 듣고 춤춘 혐의로 공개 재판을 받았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 중 4명은 '반국가 음모죄'로 노동단련형 1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죄목과 형량이 불분명하다. 이 6명은 공개 재판이 끝난 뒤 모두 교화소에 수감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노동단련형이란 비교적 가벼운 죄를 저지른 사람을 6개월~1년가량 노역에 처하는 형벌이다. 한국의 '징역'에 해당하지만 실제 노동 강도와 수감자 처우는 "강제 노동에 가깝다"는 탈북자 증언이 많다. 양강도 삼수군은 압록강과 가까운 국경 지대로 이번에 재판을 받은 청소년 6명은 한국 가요 약 50곡을 듣고 춤춘 뒤 USB메모리에 복사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 재판이 열린 지 열흘이 지난 이달 1일과 3일 평양에서는 걸그룹 레드벨벳 등 한국 대중음악 가수 11개 팀의 공연이 열렸다. 김정은 부부도 1차 공연을 관람했다. 북한 당국은 해외 거주 경험이 있거나 서양 음악에 익숙한 30대 당원들을 주로 동원해 객석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공연 소식을 전하면서도 우리 가수 이름과 공연 곡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의 우리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도 공연 내용은 무음 처리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선 한국 노래 듣는 것 자체가 범죄"라며 "북한 당국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불가피하게 한국 가수들의 공연을 받아들였지만, 인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심초사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했다.
입력 2018.04.1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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