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만화나 이모티콘은 흰 바탕에 검은 선과 점 몇 개, 글자 몇 자가 전부다. 글씨체는 무성의해 보이는 돋움체나 굴림체. 윈도 그림판에서 한 방에 그린 듯하다. '발퀄(발로 만든 수준의 퀄리티라는 뜻)'이라는 소리를 듣는데도, 이런 웹툰과 이모티콘이 인기다.

어색하고 불친절해 보이지만, 볼수록 정감 가고 귀엽다는 평이다. 전달하는 메시지는 직관적이다. 블로그 등에서 연재된 웹툰 '9급 공무원'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춘을 풍자한 만화다.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에게 호응을 얻어 얼마 전엔 책으로도 나왔다. 구치소에 다녀온 경험담을 그린 만화 '교도소 일기'도 화제였다. 구치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단순한 그림으로 그려 인기였다. 모두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다.

이런 식으로 그린 '대충티콘(대충 그린 이모티콘)'도 이모티콘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이모티콘 '케장콘'은 인터넷에서 연재된 만화가 원작이다. 처음 나왔을 때는 "만화가 아니라 낙서 같다"고 했지만 인기몰이를 해왔고, 며칠 전 나온 신작은 단숨에 인기 순위 2위에 올랐다. 비슷한 그림체의 '대학일기' '밍밍이' '대충하는 답장' '하트보이'〈그림〉 캐릭터도 인기다.

성의 없어 보이는 그림들은 "극히 단순한 모양새가 귀엽고 재미있으며, 누구나 따라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친근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 류현정 매니저는 "단순한 이모티콘은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