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진리 기자] 오늘(1일) 故 장국영의 기일이다. 올해로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5년이다. 강산이 바뀌어도 한 번은 바뀌었을 세월의 흐름에도 故 장국영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아픈 이름이다. 모두가 행복한 거짓말을 하는 만우절, 故 장국영은 가장 끔찍한 거짓말처럼 훌쩍 세상을 떠나버렸다. 꿈처럼 우리 곁으로 왔고, 별처럼 환하게 빛났고, 거짓말처럼 그렇게 떠난 故 장국영을 잊을 수 없는 순간과 함께 추억해본다.

#맘보춤, 그리고 '아비정전'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끝내 자신의 바람을 이루지 못하는 고독한 인물 아비를 연기했다. 생전 장국영은 "'아비정전' 속 아비가 나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아비정전'과 아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비정전' 속 장국영의 속옷차림 맘보춤은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아비정전' 속 명대사는 장국영의 삶을 비유하는 말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발 없는 새', 허망하게 떠나간 장국영을 추억할 때면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말이다.

#초콜릿, 그리고 한국

장국영은 한국 팬들과의 인연도 깊다. 내한 공연도 펼쳤고, 앨범 '총애'를 발매했을 당시에는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화 '성월동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1999년에는 음악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러포즈'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교감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 팬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은 장국영. 여전히 많은 팬들이 추억하는 장국영의 순간은 초콜릿 광고일 것이다. 총 3부작으로 제작된 초콜릿 광고는 애절한 장국영의 멜로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장국영 초콜릿'이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여전히 7080 세대에게는 '장국영 초콜릿'일 그 달콤함을 기억한다면, 응답하라.

#'패왕별희', '해피투게더', '이도정전', 그리고 슬픈 눈

장국영을 떠올릴 때면 많은 이들의 그의 공허한 듯 슬픈 눈망울을 떠올리곤 한다. 배우 장국영은 누구보다 강했지만, 인간 장국영은 한없이 여리고 투명했다. 항상 충만했지만, 반대로 항상 공허했기에 그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던 눈은 늘 깊고 슬펐다.

두 경극배우의 사랑과 우정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패왕별희', 만나고 헤어지고 사랑하는 왕가위 스타일의 정점 영화 '해피투게더', 그리고 유작인 '이도공간'까지, 장국영은 아름다운 눈으로 정점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사랑에 빠진 비극적인 남자를 파격적으로 그려낸 '패왕별희'와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상처만 주는 자유로운 영혼이 된 '해피투게더',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남자가 된 '이도공간' 모두 장국영의 잊을 수 없는 조각들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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