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최대 부호인 알 왈리드 빈 탈랄〈사진〉 왕자가 호텔 연금에서 풀려나는 대가로 매월 3000만달러(약 318억원)가량의 주식 배당금을 사우디 정부에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알 왈리드 왕자가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투자 회사 킹덤홀딩스는 전날 알 왈리드 왕자와 사우디 정부 간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킹덤홀딩스는 성명에서 "알 왈리드 왕자가 자신의 보유 지분에 대한 연례 현금 배당권을 전면 포기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으로는 3억6000만달러(약 38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정 쇄신과 반부패 개혁을 이유로 알 왈리드 왕자를 포함해 수백명의 왕족·사업가 등을 부패와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알 왈리드 왕자는 자금 세탁 혐의를 받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 연금됐다.

전체 자산이 170억달러(약 18조620억원)에 달하는 그가 체포된 사실은 당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알 왈리드 왕자는 포시즌스 호텔 체인을 소유하고 있으며, 트위터와 중동 최대 TV 채널 중 하나인 로타나에 지분을 갖고 있다.

83일간의 연금 끝에 지난 1월 석방된 알 왈라드 왕자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그는 최근 미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사우디 정부와의 합의를 시인하면서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8일에는 사우디 왕족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내 유대 지도자들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