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장에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시민단체·정치인 출신은 금감원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 내정자는 19대 국회에서 금감원을 관장하는 상임위에서 활동했을 뿐 금융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한·미 FTA 저지,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 파병 반대 등을 주도했다. 금감원장은 57개 은행, 62개 보험사를 비롯한 4533개 금융회사와 주식·자본시장 등을 감시·감독하는 기관의 장(長)이다. 이 정부를 향해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를 하라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특별한 경력 없는 친노(親盧) 출신이 큰 공기업 감사가 됐을 때 "감시는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으냐"고 했었는데 같은 논리인 셈이다. 전 금감원장은 민간은행 회장과 다투던 와중에 낙마했는데 새 금감원장은 제일 먼저 이 은행을 손보겠다고 나설지 모를 일이다.
이미 청와대 정책실장과 민정수석, 공정거래위원장,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참여연대 출신이다. 참여연대 출신이 경제 권력을 장악한 '참여연대 정부'라고도 한다. 시민단체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정당성의 첫째 요건이다. 한국 시민단체 출신은 정당에 들어가 국회의원도 되고 장관도 된다. 시민단체 중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손가락질하기로 으뜸간다는 참여연대는 이 정부 들어서 완전히 출세 코스가 됐다. 세계에 이런 나라, 이런 시민단체가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