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여검사 2명을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검사 진모(41)씨가 3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진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절반쯤 가린 상태로 법원에 도착했다. “피해자가 여럿인데 왜 그랬냐“, “전직 검사로서 영장청구 됐는데 심경 어떤가” 등의 기자들 질문에 진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진모 전 검사가 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진씨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던 2015년 4월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같은 후배 여검사를 숙박시설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뒤 대검찰청은 진씨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으나 진씨는 같은 해 5월 별다른 징계 없이 사표를 낸 뒤 검찰을 떠났다.

이후 진씨가 한 대기업 법무팀 임원으로 들어가 작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났다.

검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성추행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12일 미국에서 연수 중이던 진씨를 불러 15시간 동안 조사했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진씨가 또 다른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도 파악해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를 둘러싼 또 하나의 논란은 사건이 알려진 당시 검찰이 내부 징계도 없이 진씨의 사표를 받아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은 것이다. 진씨의 아버지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다.
검찰은 현재 진씨에 대한 감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