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제공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창밖의 봄에 마음을 빼앗겼다가 문득 집안을 보니 어딘지 2% 부족해보이는 느낌. 그 생기를 채워주고 싶었던 날이 있었을 것이다. 찬란한 봄에는 왠지 우리 집에도 봄바람이 조금 더 불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모처럼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생각했다면, 가구가 작품처럼 둘러싸인 이 곳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유럽 유수의 가구들이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는 에이스에비뉴가 그 곳이다.

에이스에비뉴에서 '에이스침대'라는 익숙한 브랜드가 떠오른다면 맞는 추측이다. 에이스에비뉴는 에이스침대에서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프리미엄 가구편집샵이다. 서울 강남과 잠실, 대전, 대구 등 총 4개의 매장이 있는 에이스에비뉴는 지난 2008년 설립 후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에이스에비뉴 서울 매장은 로비부터 탄성을 자아낸다. 무려 4만 8000년된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카우리 테이블이 위엄 있게 자리잡고 있다. 지하 3층~지상 14층 규모인 한 건물 전체가 거대한 가구 전시장이다. 모 대형서점에 설치돼 눈길을 끌었던 12m 가량의 대형 테이블도 이 곳 제품이었다.

이 곳에 자리잡은 대부분의 가구는 물론 소품도 판매가 가능한 것들이다. 한 가지 낯선 풍경은 각 가구나 소품 위 가격표가 원화가 아닌 유로화로 표시되어 있다는 점. 에이스에비뉴 측에서는 "유럽 현지의 가격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무래도 수입가구를 사다보면 현지 가격에 얼마일지 모르는 웃돈이 붙어 내가 적당한 가격에 사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침대 브랜드로 오랫동안 가구업계에서 공신력을 쌓아온 에이스가 그런 우려를 낮추기 위해 이런 브랜드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 안성호 대표가 유럽 등지에서 열리는 유수의 가구박람회 등을 방문하며 느꼈던 국내 수입가구 시장에 대한 아쉬움이 투영된 것이 에이스에비뉴라는 설명이다. 대중이 잘 모르지만 유럽 등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유수의 브랜드들을 에이스침대가 직접 들여오면서 가구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되는 셈이다.

에이스에비뉴는 2층부터 대개의 층이 한 층에 한 브랜드만을 위한 갤러리처럼 꾸며져 있다. 베네치아의 떡갈나무 브리콜레를 재활용한 테이블 등 업사이클링 가구를 제작해 전 세계 수집가들에게 관심을 끈 이탈리아 원목 가구 '리바 1920', 가죽으로도 이런 프린트와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가죽 전문 브랜드 '박스터', 유명 가구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실용적으로 풀어내는 소파 브랜드 알플렉스 등이 에이스에비뉴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실용적인 가구를 넘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찾다보니 브랜드이미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에이스에비뉴에서 각 브랜드 전시장의 디스플레이를 바꾸기라도 하면 해외 본사에서 평면이나 배치 등을 직접 살필 정도라는 것이 에이스에비뉴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가죽제품 브랜드 박스터의 경우는 가구 배치 등을 아주 깐깐하게 보고 하나하나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전달해 와 국내 직원들이 힘들 때도 있다"며 웃었다.

한 브랜드로 한 층 전체를 꾸미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이들 브랜드가 내놓는 가구들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테이블, 소파 뿐 아니라 화장대, 장식장 등은 물론 협탁, 옷걸이 등 소형 가구들도 눈길을 끈다. '리바 1920' 같은 경우는 집안에 소소하게 들여놓을 흥미로운 원목 소품들이 벽면 한가득 전시돼 있다. 빨래집게 모양의 벤치, 가방 모양의 의자 등 가구는 원래 이렇다는 고정관념을 넘은 소품들은 집안에 활기를 주는 포인트 가구로 적당할 만하다.

에이스에비뉴는 특별한 사전 예약 없이도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하다. 원하는 시간에 방문해 담당자의 설명을 들으며 가구를 둘러볼 수 있다. 또 대개 한 층에 한 브랜드의 가구들로 채워지다 보니 고객이 본인의 집 분위기와 어울리는 브랜드를 쉽게 고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에이스에비뉴 가구영업팀 브랜드 매니저는 "보통 브랜드를 선택하고, 원하는 가구를 한 번에 여러 가지 고르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모던 혹은 클래식, 여성성 혹은 남성성, 익살 혹은 진지함 등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에 맞는 브랜드를 고르면 다시 원하는 색깔, 재질, 모듈 등 디테일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보통 수입가구는 들어와 있는 가구를 사야하는 경우가 많지만, 에이스에비뉴 가구들은 거의 대부분 맞춤이 가능하다. 맞춤, 제작, 배송까지 4개월 정도 소요되며, 이 기간 동안 관리는 에이스에비뉴에서 맡아 고객에게 제작 상황을 전달한다"고 전했다.

에이스에비뉴에서 구매한 가구들은 1년 동안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보장 기간이 끝난 뒤에도 전담 매니저를 통해 수리나 부품 교체에 대한 안내는 계속해서 받을 수 있어 과거 수입가구 구입 후 사후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구를 본다기보다 작품을 보는 기분으로 나들이 길에 나섰다가, 우연히 눈에 딱 들어오는 가구를 만나는 행운을 기대할 수 있는 방문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