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감독의 격려사

"시간이 없다. 비난보다는 응원이 필요하다."

차범근(65) 전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신태용호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제의했다. 26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제30회 차범근축구상에서 차 전 감독은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을 봤다. 비록 패했지만 경기 내용이 상당히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기 힘들다.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부로부터 압박을 덜 받고 팀이 신뢰를 쌓아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토트넘)도 특기했다. 손흥민은 북아이랜드전에서 상대 수비에 고전하며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과거 월드컵에서 차범근이 그랬듯 손흥민도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다. 차 전 감독은 "한국 톱클래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상대의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길은 없다. 피해 갈 수는 없기 때문에 선수 스스로 준비하고 각오해야 한다. 부딪혀야, 이겨내야 한다"고 짚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슈팅을 10개 날려 1개를 성공시키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상대 수비에 막혀 밑으로 내려온다면 그만큼 골 찬스를 잡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차 전 감독은 올해로 서른돌을 맞이한 차범근축구상 수상 유소년들을 격려했다.

1988년 제정된 차범근축구상은 이동국(전북 현대·4회), 박지성(KFA 유스전략본부 본부장·5회), 기성용(스완지 시티·13회)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21회), 백승호(CF페랄라다-지로나B·22회), 이승우 (헬라스 베로나·23회) 등 굵직한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차 전 감독은 "오늘은 제30회 축구상 시상식이다. 축구를 좋아하고 훌륭한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에게 상을 주고 지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쉬움을 드러내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더 많은 유망주들에게 상을 주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이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모든 선수들에게 상을 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이 상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수상한 유망주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수상자들은 더 겸손한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축하하고 자랑스럽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얼머나 열심히 훈련하고 공부했을지 짐작한다. 선수를 키우기 위해 지도자들도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차범근축구상의 베스트11은 '팀 차붐'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팀에 소속된다. 독일 분데스리가 팀들과 친선경기도 한다.

차 전 감독은 "(독일 원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열심히 한 수상자들에게 지지의 의미로 자신감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지난해 독일에서도 뛰어난 기량으로 많은 칭찬을 들었다. 이런 칭찬이 자부심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서른돌을 맞이한 차범근 축구상은 대한축구협회, 한국유소년축구연맹, 한국여자축구연맹, 전국 시도축구연맹이 추천한 초등학교 6학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팀 차붐'은 임재문(경기부양초), 김전태수(경기신곡초), 이재민(신정초), 최준영(진건초), 이윤건(제주동초), 이유민(서울숭곡초), 김연수(대전시티즌 유스), 강현수(서울대동초), 김민혁(울산현대 유스), 고준건(제주 유나이티드 유스), 양승민(서울잠전초)이 영예를 안았다. 여자 선수로는 유지민(인천가람초)이 이름을 올렸고, 지도자상은 김승제 감독(제주서초)이 받았다.

차 전 감독은 "이런 훌륭한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 지도자들께서도 많은 수고했다. 감독, 코치 선생님들의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올해 선수들을 배출한 학교를 꼭 방문하겠다" 며 "오늘 수상한 선수들도 어떤 편견이 있더라도 '나도 손흥민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말고 열심히 훈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