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통령들은 조사받는 일에 익숙하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
"한국 대통령들은 임기 이후 감옥에 가게 되는 경향이 있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구속되자 주요 외신들은 “이 전 대통령이 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신세가 됐다”고 타전했다. AFP통신은 23일(현지 시각) 속보로 “이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역대 4번째 한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다뤘다. 역대 대통령들이 구속 수사를 받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외신들은 한국의 대통령 대부분이 임기 이후 불행한 운명에 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직 대통령 대다수가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한국 사회를 다소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한국에서 대통령들이 조사받는 건 익숙한 일(LA 타임스)”, “살아있는 4명의 한국 전직 대통령 모두가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SCMP)는 표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거의 모든 한국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로 이름이 더럽혀졌다”고 했고, AP통신도 "한국 대통령들이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기 이후에 스캔들에 휘말렸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의 배경으로 ‘정치보복’을 거론한 매체도 있다. SCMP는 “살아있는 4명의 한국 전직 대통령 모두가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며 “정치적 라이벌들이 후임으로 청와대에 들어설 때 주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AP통신도 “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이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으로 일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 전 대통령을 “자수성가” “첫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라고 평했다. 블룸버그는 “이 전 대통령은 노점상 출신에서 시작해 명문대 입학 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서 ‘자수성가’한 인물로 명성을 얻었다”고 했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현대 임원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라는 이미지로 경제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고취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도 “그의 재임 기간은 북한과의 대립,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세계 경기 침체 등의 문제도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