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약 46%에 달해 전체 OECD 회원국 중 1위다. 이 수치대로라면 전체 노인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층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는 OECD 평균(12.5%)은 물론 멕시코(25.6%) 등 상대적으로 복지제도가 덜 발달한 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2배 정도 높은 수치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 빈곤 문제가 이토록 심각한 것일까.

◇OECD 방식은 소득만 따져

OECD 기준 노인 빈곤율은 소득만을 따진다. 즉, 월급이나 연금을 통해 한 달에 벌어들이는 소득이 전체 중위소득의 절반 미만인지를 따지는 것이다. 집이나 예금은 고려하지 않는다.

실제로 OECD 기준에 따르면 별다른 소득 없이 서울에 1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한 채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70대 노부부도 빈곤층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부부의 경우 고가의 아파트 때문에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만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기초연금은 수급 대상을 선정할 때 집이나 예금 같은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전체 소득에 합산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역마다 기초연금 수급 기준이 다르지만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시가표준액 기준으로 최대 7억원 정도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결국 밖으로 드러나는 소득이 거의 없는 이들 부부는 지금처럼 소득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노인 빈곤층에 해당하는 것이다.

◇자산·거주 고려하면 빈곤율 낮아져

보건사회연구원이 19일 내놓은 '다양한 노인빈곤지표 산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소득 외에 주거와 자산 등 요소를 추가해 노인 빈곤을 따져본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기준으로 100명당 46명꼴인 우리나라 빈곤층 노인 중에서 21명은 소득 외에 주거나 자산 차원에서도 빈곤을 겪는 것으로 조사돼 실제 빈곤층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고서는 "나머지 25명은 소득 차원에서만 결핍이고 주거와 자산 차원에서는 결핍을 겪고 있지 않았다"며 "특히 이들(25명) 중 66.3%가 고자산층(보유 자산이 전체 인구의 중간을 상회) 이상에 해당했다"고 말했다. 즉, 나머지 25명은 다달이 들어오는 소득은 적더라도 주거나 본인이 실제 쓸 수 있는 자산 등을 감안하면 반드시 빈곤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구 결과, 기존에 빈곤층으로 분류한 노인 모두가 정책적 지원이 시급할 정도로 사정이 열악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 노인의 특수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어필한 결과, OECD에서도 한국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 빈곤율 하락 전망

국내 노인 빈곤율은 향후 기초연금 지급액이 인상되고 장기간 국민연금을 납부한 사람들이 노년인구에 편입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기초연금을 월 최대 25만원으로 올리는 데 이어 오는 2021년까지 월 30만원까지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도입 40년을 맞은 국민연금도 최근 20년 이상 장기 납입자들이 수급자로 편입되면서 수령액이 늘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사회보장학회장)는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도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근로인구 비율이 높다 보니 (노인 빈곤율의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이 높고 노인 빈곤율도 높게 나온다"며 "현재 빈곤층이 아닌 이들에게도 기초연금을 주는 것은 아닌지,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이 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닌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빈곤율

전체 노인 중 소득이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딱 중간에 해당하는 소득)의 절반에 못 미치는 노인 비율. 우리나라의 경우 재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아 노인빈곤율과 실제 상황에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