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회계사에 대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한영회계법인의 임원 A씨가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14일 “사내 성윤리피해규명위원회에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미투(Me too·성폭력에 대한 폭로)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A씨가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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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는 국내 4대 회계법인인 한영회계법인에 근무하는 여성 회계사가 지난달 24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A씨를 가해자로 지목하면서 성추행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 여성 회계사는 “(이 임원은)스탭(1~2년차 회계사)에게 밥먹자고 계속 연락하고, 거절 못 해 밥 먹으러 나가면 술먹여서 노래방 데려가려고 하고 밀쳐내도 계속 더듬으려했다”면서 “가해자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무렇지 않게 성추행했겠지만 피해자인 나는 계속 가슴앓이 하면서 살고 그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단독] 회계업계도 '미투'...한영회계법인 성추행 폭로 '논란'<2018.02.28>

보도 이후 한영회계법인은 사내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겠다며 성윤리피해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A씨를 직무에서 배제하는 사전 인사 조치를 취했다. 위원회에는 A씨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3~4건 신고됐다.

한영회계법인은 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확정되면 A씨를 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A씨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 12일 회사에 사표를 냈다.

경찰도 A씨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A씨에 대해서 수사의 전 단계인 내사를 시작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또 다른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 B씨도 직무에서 배제했다. 앞서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는 B씨가 여성 회계사들과 비서들에게 보고 싶다거나 만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스토킹을 하거나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B씨에 대해 위원회에 신고된 건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본부 내에 있을 피해자와 그를 분리하기 위해 우선 B씨를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이달 23일까지 위원회를 운영하고 추가로 신고가 접수되면 진상 조사를 벌여 B씨의 거취를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