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과 이윤택 연극연출가의 성추문이 터진 지 한 달 만인 13일 한국작가회의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 단체 소속 회원이었다.
작가회의는 사과문에서 "2월 22일 탈퇴한 고은 시인은 오랫동안 본회를 대표하는 문인이었고 당사자 해명과 별개로 그와 관련한 문제 제기에 본회는 답변의 의무가 있었다"면서 "입장을 신속히 밝히지 못하고 피해자와 시민사회 구성원의 실망에 어떤 위로도 드리지 못한 것은 '동지' '관행'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뿌리내린 무감각한 회피였다"고 했다.
작가회의는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고발 열풍 당시부터 미숙한 처리로 질타를 받아왔다. 그해 11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긴 했으나 징계 대상으로 거론된 회원들이 자진 탈퇴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性) 문제에 관해 대처가 미흡하고 궁색했음을 인정하고 동료 문인과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이에 작가회의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성폭력피해자보호대책팀과 상설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최종 심사 전까지 가해 지목 회원의 자진 탈퇴를 금지키로 했다. 이윤택의 경우 제명 처리됐으나, 고은은 이미 탈퇴해 징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