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관련 성폭력 의혹이 또 제기됐다.
MBC '아침발전소'는 9일 김 감독의 성폭행 의혹에 대한 한 영화인의 폭로를 방송했다.
과거 김 감독의 작품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다는 A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한 여성 스태프가 (김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해) 임신하고 낙태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김 감독에게 문제 제기를 하는 스태프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현장에서만큼은 신이었다. 베를린, 칸 영화제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인정받고 한국에서도 거장으로 추앙받는 감독이어서 대부분 스태프가 스스로 요청해 참여했다"며 "때문에 김 감독 허락 없이 무엇도 할 수 없었다. 철저하게 통제돼 어려운 상황이 있어도 쉽게 나서기 힘든 구조였다"고 부연했다. A씨는 "'PD수첩'을 통해 전해진 여배우들의 구체적 증언을 보면서 매우 속상했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도 방관적인 영화인 입장 아닌가 싶어 반성했다"며 "나 역시 직접 나서지 못 했고, 지금도 신분을 밝히지 못한 채 이야기하고 있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이 프로그램 MC 노홍철도 거들었다.
노홍철은 “6년 전 다른 방송에서 명사를 초청해 강연했는데 김 감독이 당시 왔었다"면서 "지인에게 ‘김 감독 작품을 본 적 없지만, 인생관이 괜찮더라'라고 했는데 지금 터진 사건을 이야기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나는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데 지금 자리까지 올 수 없을 것이다'고 했는데 그런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죄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감독은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처음 보도한 지난 6일 MBC 'PD수첩'의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방송은 물론 이날 방송이 나간 뒤에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뒤 중국을 거쳐 현재 '새 프로젝트 기획'이라는 명목으로 홍콩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