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4호에 마련된 배우 故 조민기(53)씨의 빈소. 영정도 없는 빈소에는 오열 소리 뿐이었다.
조민기씨 사망 소식이 알려진 것은 9일 오후 5시가 좀 넘어서. 그로부터 4시간 여후 조문객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9시 40분 군대에서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접한 아들이 군복을 입고 급히 장례식장 건물로 들어왔고, 부인 김선진씨 등은 아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걱정해 바로 장례식장의 부속실로 향했다.
젊은 아들은 지인들의 부축을 받을만큼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조씨 부인과 함께 빈소를 지키던 유족들은 다시 오열했다.
조문객들도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습이었다. 한 조문객은 "그가 딸 때문에 경찰 조사를 연기했다고 하더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조문객은 "(경찰 수사를) 피할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본인 스스로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조민기 씨가 경찰 수사를 사흘 앞두고 크게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인을 비롯한 남은 가족을 걱정하는 말도 들렸다.
빈소는 204호실에 마련됐지만 아직 위패만 놓여있고, 오후 10시가 되도록 영정사진이 놓이지 않았다. 빈소 주변으로 화환도 없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아직 빈소가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에 조씨의 빈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장례식장 조문객들은 204호실을 쳐다보기도 하며 "정말 맞냐"고 묻기도 했다. "그렇다고 죽느냐. 마음이 너무 안됐다."
조민기 씨는 이날 오후 4시 5분쯤 자신의 주거지였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주상복합건물의 지하 1층 창고에서 호흡이 정지된 상태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