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35) 전 MBC 뉴스데스크 앵커가 MBC를 퇴사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배 전 앵커는 오는 6월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당의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송파을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8일 “내일 입당식이 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 차원에서 송파을 전략공천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송파을은 MBC 앵커 출신인 최명길 전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였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이 지난해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이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잃어 6·13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다.

배 전 앵커는 전날 MBC에 사표를 제출했다. 배 전 앵커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는 현재까지 업무 발령대기 상태로 소속 부서가 없다”며 “그래서 어제 보도본부장께 직접 사직서를 제출하고 문서 확인하신 것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배 전 앵커는 지난 2008년 MBC 아나운서국 아나운서로 입사해 2014년 국제부 기자로 소속을 옮겼다. 그는 '우리말 나들이', 'MBC 5시 뉴스', '100분 토론' 등 다수의 MBC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배 전 앵커는 2010년부터 7년 동안 뉴스데스크를 맡아 MBC 뉴스의 간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해직 시사교양 PD 출신으로 MBC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한 직후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했고, '편집 1센터'에서 '뉴스데스크 편집부'로 소속이 변경됐다.

특히 배 전 앵커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MBC 파업에 참가했다가 103일 만에 노조를 탈퇴하고 회사로 복귀해 노조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그는 “자기 소신에 의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뜻, 존중한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내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다. 여전히 내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승호 사장은 2012년 파업에 참가했다가 해고됐고, 이후 '뉴스타파'란 대안 언론을 만들어 앵커 겸 PD로 활동했다.

배 전 앵커의 MBC 퇴사는 예견된 일이었다. 최승호 사장은 지난 1월 1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배 전 앵커에 대해 “구체제에서 MBC뉴스는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 국민을 배반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져버린, 국민을 오도한 뉴스였다. 그 뉴스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라고 했다. 배 전 앵커를 사실상 앞으로 뉴스 프로그램에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면서 최 사장은 “앞으로 (배 아나운서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그분과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며 “본인이 MBC에서 공영방송 구성원의 한 명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면 그 뜻을 감안해서 추후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