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포스텍이 강의·연구를 공유하고, 2~3년 이내에 공동 학위까지 수여하는 협력 체계를 갖춘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5일 서울 연세대에서 이런 내용의 '개방·공유 캠퍼스 선언'을 발표했다. 종합대와 이공계특화대로 성격이 다른 두 대학이 협력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용학 총장은 "이 정도의 대학 간 전면적 협력은 한국 역사상 최초일 것"이라고 했다. 두 대학은 이르면 올해 여름 계절학기부터 강의를 전면 공유한다. 온라인 강의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강의로 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다. 포스텍 학생이 계절학기에 연세대 신촌·송도 캠퍼스에서 강의를 듣는 식이다. 각 학교가 개설한 과목 일부를 융합해 새로운 과목을 여는 '모듈식 수업'도 도입한다.

공동 연구도 시작한다. '바이오 메디컬' '미래도시(스마트시티)'가 첫 공동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하는 양교 교수를 상호 겸직교수로 임용하고 연구 시설 등도 함께 쓸 예정이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공동 연구 분야에 참여한 대학원생들부터 공동 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라며 "2∼3년 뒤 공동 석사 학위를 받는 학생들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와 포스텍은 새로운 대학 모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2016년 여름부터 공유 캠퍼스를 논의해 왔다. 김도연 총장은 "미국·프랑스 등에선 이미 이런 협력 모델이 나오고 있다. 우리 대학들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때"라고 했다. 김용학 총장은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물렁물렁한 구리와 주석이 합쳐져서 단단한 청동이 생겨나듯 무궁무진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