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성폭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유명 배우 오달수(50)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주장이 나왔다. 오씨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배우 엄지영씨 “오달수가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했다” 실명 폭로

연극배우 엄지영씨는 27일 JTBC에 출연해 2003년 오디션을 앞두고 오씨에게 연기 조언을 구했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엄씨는 2000년대 초 연희단거리패 배우들과 함께 올린 공연을 오씨가 보러오면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엄씨는 2003년 오디션을 앞두고 연기조언을 구하기 위해 오씨를 만났다고 한다. 엄씨는 “자기(오달수)가 얼굴이 팔려 있으니까 부끄럽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신경 쓰인다”라며 모텔로 데려갔다고 밝혔다. 엄씨는 “(오씨가) 편하게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하면서 ‘야, 더운데 좀 씻고 이렇게 하자’고 하면서 옷을 벗겨주려고 내 몸에 손을 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엄씨는 오씨가 화장실에도 따라왔고 몸이 안 좋다고 거부해 험한 상황을 피했다고 밝혔다.

엄씨는 자신의 실명으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익명 댓글을 올린 분이 마녀사냥당하고 댓글을 내리는 걸 보고 오씨가 사과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없었던 일처럼 하더라. 내 이름을 공개 안 하면 없었던 일이 될까 봐 두려웠다"며 "오씨가 ‘내 기억에는 없고 증거 없으니까 없었던 일’이라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엄씨는 이어 "(오씨가) 천만요정인데 ‘내 말을 믿을까, 저 사람 말을 믿을까’(라고 생각했고), 주위에 그런 얘기를 했을 때도 '꼭 왜 네가 나서야 되냐', '너 분명히 피해 본다'고 했다"며 "그런데 좋다.(오씨가) 무고죄로 (소송을) 걸면 걸라고 하라. 저는 진짜로 있었던 일이고 증거는 댈 수 없지만, 저한테는 있었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씨의 소속사는 엄씨의 주장에 대해 "확인을 해 보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최초 '오달수 성추행' 주장은 포털 댓글…"여자 후배들 상습 성추행한 코믹 배우"
오씨의 성추행 의혹은 포털사이트 댓글에 근거한 성추행 의혹 보도가 지난 21일 나오면서 공론화됐다. 한 네티즌은 지난 15일 댓글을 통해 "1990년대 부산 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배우. 제게는 변태 악마 사이코패스일 뿐"이라며 "지금은 코믹 연기를 하는 유명한 조연 배우"라고 주장했다. 나흘 뒤 이 네티즌은 오달수를 지목하며 "1990년대 초반 이(이윤택) 연출가가 소극장 자리를 비웠을 때 반바지를 입고 있던 제 바지 속으로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똑바로 쳐다보면서"라고 적었다.

침묵하던 오달수 “익명 댓글 주장 결코 사실 아니다” 공식 부인

성추행 의혹에 대해 침묵하던 오씨는 지난 26일 공식 입장을 내고 “익명 댓글에서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오씨는 "지난 15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하나의 익명 아이디로 포털 상에 피해를 주장하는 댓글이 올라오고, 다시 삭제되는 일련의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전하려 한다”며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오씨는 "댓글과 그 익명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접하는 순간,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벌어진 많은 일들을 겪으며, 배우로서 또한 한 인간으로서 매우 답답한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마지막으로 제 입장을 신중하게 정리해 알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점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네티즌 A씨 “오달수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 VS 오씨 “입장 변화 없다” 재차 부인

오씨가 성추행 의혹을 공식부인하자 성추행을 당했다고 인터넷 댓글을 남겼던 A씨가 당일 방송에 출연해 “오씨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추가로 주장했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오씨와 함께 연극 ‘쓰레기들’에 참여했다고 밝힌 A씨는 JTBC에 출연해 “오씨는 4기 선배였다. 높은 선배였다. 잠시 이야기하자고 해서 (여관에) 따라갔다”며 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잘못했던 일”이라며 “반항하고 그럴 틈도 없었다. 소리를 질렀는데 눈도 깜짝 안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따라갔기 때문에 내 잘못이 아닌가, 자존감이 추락했다. 내 몸 속에 알맹이가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 내 가치가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기사 댓글에서 밝힌 성추행은 성폭행 이후에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A씨는 댓글을 쓴 이유에 대해 “이렇게라도 하면 마음이 풀릴까 했다. (그런데) 기사화되고 (댓글에서)나에게 욕설을 하는 분이 있어서 무서워서 더 지웠다”고 털어놨다.

오씨 측은 A씨의 성폭행 피해 주장에 대해서도 “입장 변화는 없다”며 “법적 대응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응할 것”이라고 재차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