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박건우(28)는 팀에서 이미 기념비적인 선수다. 그는 두산 선수로는 최초로 지난해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자주 "박건우가 3번 자리에 있어 든든하다"고 말한다.
박건우는 지난 시즌 타율 3할6푼6리에 177안타를 때렸다. 타격 2위, 최다안타 6위에 올랐다. 이제 두산을 대표하는 선수 반열에 올랐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 믿음직한 자원이다.
두산에서 박건우의 존재감은 실력에 한정된 게 아니다. 넘치는 장난끼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25일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가는 기내에서 박건우는 장난끼를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올해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입단한 후배 박신지의 뒷자리에 앉게 됐다. 박신지가 박건우의 타깃이 된 것은 당연한 일. 박건우는 초등학교 때나 하던 장난을 박신지에게 걸었다. 기내식 스티커를 몰래 박신지의 등 뒤에 붙였다. 영문을 모르던 박신지는 착륙 후 내릴 때가 돼서야 마음씨 착한 일본 승객의 도움으로 등 뒤 스티커를 떼어낼 수 있었다.
박건우의 장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입국 수속을 기다리면서도 몸이 근질근질했던 박건우는 또 다른 스티커를 이번에는 룸메이트 류지혁의 등 뒤에 붙이고 웃음을 지었다.
박건우는 팬들과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친다. 그는 공항에서도 미야자키까지 따라나선 팬들과 농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활발한 성격은 그를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보다 '벌크업'된 몸은 그가 오프시즌에 얼마나 땀을 흘렸는 지 보여준다.
미야자키(일본)=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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