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피겨 요정(妖精)'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사진)는 무대에 서기 전 긴장을 풀기 위해 음악을 듣는 습관이 있다. 그가 가장 즐겨 듣는 노래가 한국 K팝 그룹 엑소(EXO)의 'Sing for you'다.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소속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 중인 그는 22일 "오늘도 엑소의 일본 공연 실황 앨범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김치와 한국 음식도 즐겨 먹는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가 은반을 떠난 이후 예술적이고 감성 풍부한 연기로 세계 최고의 피겨 스타로 떠올랐다.

자신을 '엑소 파나트(러시아어로 광팬)'라 부르는 메드베데바를 위한 특별한 만남이 마련된다. 엑소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와 평창올림픽조직위는 22일 "25일 폐막식 공연에 참가하는 엑소와 메드베데바가 멋진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엑소 멤버들은 "우리도 영광"이라며 "메드베데바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평창조직위는 "당초 대기실에서 가볍게 만나는 것도 검토했는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다"고 했다.

메드베데바가 K팝과 김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일본을 비롯해 세계 여러 언론들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간단한 한국말도 할 줄 안다. 가장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는 단어는 '엑소', 그리고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지난 9일 메드베데바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을 때 엑소는 멤버 8명 전원이 사인한 앨범을 본지를 통해 간접 전달한 적이 있다. '다치지 말고 항상 건강하세요'라는 손글씨와 함께 일본 실황 앨범과 사진 화보집을 선물했다. 이 선물을 받은 메드베데바는 "우라(만세)! 우라!"를 외치며 얼굴이 빨개진 채 펄쩍펄쩍 뛰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