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제 다섯 살이 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 말을 잘 듣는다는데 집에만 오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본인이 바라는 대로 잘 되지 않으면 일단 울고, 때로는 화를 내며 드러누워 울 때도 있어서 괜찮은지 걱정입니다. 아무리 혼내거나 달래도 일단 떼가 나면 폭발하는 것 같아서요. ㅡ부산 반송동 수현맘·35

일단 어린이집에서는 잘 지내고 집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처지에서 어린이집은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긴장하게 됩니다. 사회생활에서 받은 긴장을 집에 와서 푸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 행동이지요. 반대로 어린이집에서 말을 듣지 않고 집에서는 말을 잘 듣는다면 굉장히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이는 집은 불편하고 어린이집은 편하다는 뜻이 되니까요. 집에서는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도록 편안하게 쉴 시간을 충분히 주세요.

그렇지만 폭발적으로 울거나 드러눕는 행동으로 화를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화를 내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이 문제지요. 아이가 떼 쓰는 경우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무조건 아이 요구를 들어주면 아이는 '원하는 게 있을 땐 울면서 떼쓰면 되는구나. 계속 이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울거나 떼를 쓴다고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화가 나거나 원하는 것이 있을 때 말로 요구를 표현하고 부모가 그에 맞게 반응해주는 상황이 반복되면 굳이 떼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가 울면서 떼쓰는 경우 혼내기보다 왜 우는지 아이의 의도나 생각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 울면 엄마 간다!" "우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 하고 아이가 우는 행동에 집중해 나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아이는 자기 마음이나 생각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더 크게 울거나 떼를 쓰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누군가가 알아줄 경우 아이는 생각보다 쉽게 수그러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울면서 떼 쓰는 아이에게 이렇게 해보세요. 첫째, 아이 마음을 공감해줍니다(○○야, 화가 많이 났구나.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구나). 둘째, 울면서 떼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가 기분이 나쁘다고 장난감을 던지니 장난감이 부서지네. 그러면 다음에 가지고 놀 수 없겠다). 셋째, 상황에 맞게 화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지금 ○○가 TV 더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구나. 엄마한테 'TV 더 보고 싶어요'라고 말로 해주면 좋겠다). 이렇게 3단계를 거치더라도 처음부터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치고 말을 잘 듣지는 않을 거예요. 시간을 갖고 일관성 있게 지도하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바람직한 습관이 드는 시간은 아이 기질에 따라 다릅니다.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꾸준히 지도하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