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치학자들이 뽑은 역대 최악의 미국 대통령으로 꼽혔다.
브랜든 로팅하우스 미 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미국정치학회(APSA) 회원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역대 대통령 44명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19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부터 현 대통령 트럼프까지 ‘위대한’ 대통령 순위를 물었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미국정치학회의 대통령정치 분과 회원 3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3.1%(170명)다.
지난해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12.34점을 받아 44위로 꼴찌를 차지했다. 공화당 소속인 트럼프는 공화당원 조사에서도 하위권인 40위에 머물렀다. 민주당원 조사에서는 44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4년 같은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한 15대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15.09점)은 트럼프 등장으로 올해 전체 순위가 한 계단 올라갔다. 뷰캐넌(재임 1857~1861년)은 남북전쟁을 막지 못해 그동안 여러 조사에서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혀 왔다.
뷰캐넌 바로 뒤인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재임 1861~1865년)은 2014년에 이어 올해 조사에서도 1위(95.03점)를 차지했다. 링컨은 남북전쟁으로 분열된 미국을 통합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1865년 4월 워싱턴 DC에서 암살됐다.
올해 2~7위는 2014년 조사와 변동이 없었다. 조지 워싱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시어도어(테디) 루스벨트, 토머스 제퍼슨, 해리 트루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순서대로 2~7위를 차지했다.
트럼프의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조사에서 18위에 그쳤으나, 올해 8위(71.13)로 올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14년 8위에서 올해 13위로 떨어졌다.
로팅하우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첫 조사에서 수치스러운 결과를 받았지만, 아직 임기가 3년 남아 있어 앞으로 순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평판이나 순위와는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대한 독특한 접근방식으로 대통령이 남기는 유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