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8일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응원한다"며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파견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선 "다 해결된 것 아니냐"며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성 평등 정책 조정회의'라는 이름으로 열린 당 회의에서 흰 장미를 왼쪽 가슴에 달고 "미투를 응원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을 성원한다"고 했고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성폭력과 피해자 고통에 너무 무관심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앞줄 가운데)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8일‘성평등 정책 조정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흰 장미를 가슴에 달고‘#Metoo 응원합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러나 회의장을 나서던 김 의장은 '작년 문재인 대통령 미국 순방 때 발생한 청와대 파견 공무원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당 입장을 낼 계획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징계까지 다해서 종결 처리한 것 아니냐"고 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청와대에서 깔끔하게 조치했기 때문에 당에서는 할 말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알려진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의 과거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 법원장은 과거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음담패설이 문제가 되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민주당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여성 비하 논란에도 침묵했다가 비판이 일자 "사퇴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식으로 대응했었다. 그 결과 안 전 후보자는 낙마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여성 의원들은 "지난 시절 성희롱·성추행에 대해 그토록 목소리를 높였던 청와대 인사들, 민주당 의원들이 이 (뉴욕 성희롱) 사건에 침묵한다면 성범죄도 '내로남불'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