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현정이 출연 중인 드라마의 연출자를 폭행했다는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피디 인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드라마 현장에서 ‘연출자인 PD가 왕’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때문에 고현정의 팬 사이에서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PD의 갑질에 배우가 욱한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 ‘리턴’을 방송 중인 SBS 측은 “리턴은 고현정씨와 제작진간의 갈등이 커서 더 이상 같이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이에 따라 주연배우 교체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바 있다.
‘리턴’의 연출을 맡은 주동민 PD는 SBS 프로듀서로 2004년 송혜교, 류승범 등이 출연한 ‘햇빛 쏟아지다’로 데뷔, ‘부탁해요 캡틴(2012년)’, ‘출생의 비밀(2013년)’, ‘떴다! 패밀리(2015년)’, ‘영주(2016년)’ 등을 연출했다. 이후 지난 1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리턴’ 연출을 맡아 고현정, 이진욱, 봉태규, 신성록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주동민 PD가 연출한 작품은 작가교체와 주말극 폐지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왔다. ‘떴다! 패밀리’는 50부작 주말 드라마를 편성됐지만 계속되는 저조한 시청률로 20부작으로 조기종영했다. 구혜선과 지진희가 주연을 맡은 ‘부탁해요 캡틴’도 드라마 시작 5회만에 작가가 교체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승무원 성추행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승객이 승무원의 상의를 찢는 행동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동민 PD를 잘 알고 있는 방송관계자 A씨는 “(주동민 PD의) 성격이 강하고 보통이 아니었지만 2007년 드라마 ‘연개소문’을 촬영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해 1년 이상을 병원에 누워있었다. 이후 성격이 많이 유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이후 (주 PD가) ‘대단한 성격’의 배우들과 작업을 했는데, 이들 기분을 맞춰서 작업을 완료했다면 거의 ‘부처 수준’”이라고 말했다. A씨는 “고현정의 경우 오전 촬영을 안하겠다고 하는 것은 물론, 12시간 이상 촬영하면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지나치게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경향이 심해 PD와 갈등이 많았다”고 했다.
주동민 PD와 함께 드라마 찍은 배우 최민수 씨는 "작품욕심이 많기는 하지만 예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구적인 측면도 있다. 디지털 감성이 아니라 아날로그 감성이고, 그림도 잘 잡아내고... 연기자에게도 하대하지도 않는다"고 취재팀에 전해왔다.
그러나 다른 여배우의 이야기는 최민수 씨와는 달랐다. "현장에서 화를 좀 내는 편이었다. 다만 배우들에게 화를 낸 후 곧바로 사과를 해서 사건이 크게 불거진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야기를 종합하면, 주 PD의 경우 하루 12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하는 경우도 많고, 현장에서 막말도 한다는 것이다. '초치기' 하는 우리 드라마 제작현장의 고질적인 병폐다.
이번 사건의 경우, 배우가 PD를 폭행했다는 주장, '공중파 PD도 특A급 스타 앞에서는 을'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만, '현장의 왕'으로 불리는 PD들의 전횡이나 태도 문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