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에게 여행은 도전이기도 하다. 몽골 고비사막이 20~30대 사이에서 여행지로 인기 끄는 이유다.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 않고 여행하기 불편하다는 점을 젊은이들은 오히려 매력으로 여긴다. 마스크를 껴야 하고 한여름에도 밤 기온이 뚝 떨어져 침낭을 끼고 잔다. 러시아산 승합차를 타고 온종일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멀미와 싸운다. 사막 곳곳에 있는 게르(몽골 천막집)에서 숙박하는데, 조리시설이나 샤워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다. 사막에서 볼일을 보려면 가림막이 돼줄 대형 우산이 필수다.
매일 예측 불가능한 일이 벌어지는 이 여행에 젊은 사람들은 열광한다. 지난해 9월 9박 10일간 고비사막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최진욱(25)씨는 "차 안에서 여행 동료들과 지루함과 멀미를 이기려고 수다 떤 것과 새벽에 볼일을 보러 나왔다가 본 사막 하늘의 별들이 잊히지 않는다"며 "고비사막 여행은 힘든 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정현정(29)씨는 "일과 사람에게 지쳐 생각을 정리하려고 작년 여름 몽골에 다녀왔다"며 "고개를 돌리면 사람과 빌딩으로 가득한 서울과 달리 광활한 땅에 사람 하나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고비사막 여행은 가이드를 포함해 5~6명이 같이 움직이는 게 대부분이다. 게르와 사막을 여행할 승합차를 이용하려면 최소 4명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혼자 여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회원 수 5만2000여 명의 네이버 카페 '러브몽골'에서 주로 동행자를 구한다. 날짜가 맞는 이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승합차를 가지고 있는 현지 가이드를 소개받는 식이다.
이런 젊은이들 덕분에 몽골을 찾는 한국인도 빠르게 늘고 있다. 몽골 통계청에 따르면 몽골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15년 4만7213명에서 2017년 7만2849명으로 늘었다. 여행사 몽골리아세븐데이즈 관계자는 "몽골은 주로 40~50대가 많이 찾던 관광지였는데, 2015년부터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아 성찰하기 좋은 여행지'로 소문을 타면서 찾는 이가 급격히 늘었다"며 "지난해 우리 여행사를 통해 고비사막이 있는 몽골 남부지역을 찾은 관광객 1616명 중 20~30대가 1148명(71%)에 달한다"고 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명 관광지에 지루함을 느낀 이들이 고비사막처럼 아직 여행자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을 찾는 것"이라며 "중국 여행 대신 비슷한 거리와 비용으로 몽골을 찾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