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세계 랭킹 58위)이 26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와 호주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에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패한 뒤 “이미 경기 전부터 오른쪽 발 물집이 심해서 생살이 나올 정도였다”고 밝혔다.
정현은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왼쪽 발은 사정이 조금 나아 테이핑만 하고 출전했지만 오른발과 마찬가지로 부상이 더 심각해지고 있었다”고 했다.
정현은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도 맞았지만 계속 아팠다"며 "더 이상 걷지 못할 정도로 정말 아팠다"고 했다.
정현은 이날 페더러와 4강전에서 2세트 도중 왼쪽 발바닥에 잡힌 물집 때문에 치료를 받다 경기를 재개했지만 결국 통증을 참지 못하고 2-5 상황에서 기권 의사를 전달했다.
아쉬운 기권패였지만 정현은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뜻깊은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정현은 “어쨌든 메이저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라 행복하고, 내년 대회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2주일 동안 알렉산더 즈베레프, 노바크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와 대결하며 정말 좋은 경험을 했고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현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페더러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정현이) 첫 세트를 워낙 잘해서 부상인 줄 몰랐다”며 “그러나 2세트부터 움직임이 둔화됐고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페더러는 “이렇게 (기권승으로) 결승에 올라가고 싶지 않았는데 아쉽다”며 “정현이 대회 기간 보여준 실력을 보면 톱 10에 들만한 정신력과 체력을 갖췄다.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