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정의 빈부에 따른 '교육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과목은 무엇일까. 현장에서 수많은 학생을 만나 온 '공신'(공부의 신) 강성태씨는 '영어'를 꼽는다. 많은 학생이 많게는 하루 100개씩 단어를 외우며 공부하지만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다. 공부를 곧잘 하는 학생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나면 공부한 내용 대부분을 잊어버린다. 이렇게 공부해선 일찍부터 조기 영어교육을 받았거나 유학·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뒤늦게 혼자 힘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강씨는 "영어 공부 잘하는 방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알고, 그것을 나에게 맞게 습관화해 실천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수많은 공신의 공부 비법을 담은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키출판사)을 출간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 책에는 공신 1000명의 영어 공부 비법을 분석해 추린 공통점이 집약돼 있다.

강씨가 말하는 공신들의 비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신들은 영어 단어를 암기하지 않고 이해한다. 영어 단어마다 만들어진 이유와 형성 원리가 있는데, 공신들은 이를 이해하며 공부한다는 뜻이다. 제임스 브라운(James Isaac Brown)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는 "33개 어원에서 생겨난 단어만 해도 무려 1만4000개"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강씨는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에 단어의 뜻과 함께 어원과 연결 의미, 단어에 얽힌 이야기나 일화 등을 제시하면서 학습자들이 단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책을 구성했다. 브라운 교수가 말한 33개 어원을 기반으로 '최중요 어근' '최중요 접두사' 파트를 별도로 구성해 활용도를 높였다.

둘째, 공신은 '공부 습관'부터 형성한다. 수능은 물론 영어 공부도 장기전이다.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은 '1+3 공부법'과 '5회독 공부법' 등을 제시해 공부 습관과 영어 실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도록 돕는다.

셋째, 공신들은 이미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해'란 이미 아는 것과 아직 모르는 내용을 연결하는 것이다. 그래야 이해가 쉽고 공부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은 우리가 이미 아는 단어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cap(잡다)'의 어원을 배울 때는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쓰는 'capture(캡처)'라는 단어부터 시작한다.

넷째, 중요한 것부터 공략한다. 공신들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우선순위에 따라 공부의 강약을 조절해 나간다. 영어 단어도 마찬가지다. 영어 단어의 핵심은 단어의 의미를 담당하는 어근(Root)이다. 이와 달리 접두사는 방향이나 성향을, 접미사는 품사를 결정하는 부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은 영어 단어의 중심이 되는 어근부터 접두사, 접미사 순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책의 앞쪽 날개엔 단어의 가장 앞에 있는 접두사가, 뒤쪽 날개에는 단어의 뒤에 붙는 접미사가 정리돼 있다.

다섯째, 공신들은 공부한 내용을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반복학습하며 실력을 쌓는다. 강씨는 "어원 맵(어원을 중요도에 따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한 지도)을 여러 장 출력해서 방, 화장실, 냉장고 등 곳곳에 붙이고 수시로 들여다보라"며 "'강성태 영단어 어원편' 본 책뿐만 아니라, 어원 맵, 미니북, 원어민 mp3 음원 등으로 일상에서 반복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