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 해협에 35㎞ 길이의 초대형 해상 교량 건설을 양국이 추진한다. 18일(현지 시각)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부 장관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두 나라 사이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다리를 건설하자"고 제의하자, 마크롱 대통령도 "동의한다. 함께해보자"며 흔쾌히 답했다고 양국 언론이 보도했다.

양국은 1995년 해저터널을 뚫고 유로스타(고속철도)를 개통시켰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리가 완공되면 포르투갈이 리스본 항구 안쪽에 건설한 바스코다가마대교(12㎞)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긴 다리가 된다.

'영불(英佛) 대교' 건설이 검토되는 이유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럽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대륙을 연결하는 새로운 통로가 절실하다. 프랑스는 다리가 완공되면 영국과 유럽을 오가는 차량이 반드시 프랑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과 물동량이 늘어나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도버 해협에 등장하게 될 다리는 아직 검토 단계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지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필요하지만 경제 규모 세계 5위(프랑스), 6위(영국) 국가의 합작 투자이므로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기술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버 해협의 수심은 37~46m로 교각을 세우는 작업이 어려울 정도로 깊은 바다는 아니다. 그러나 선박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다리 아래로 대형 선박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하려면 상판을 해수면으로부터 높게 설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상판이 높아질수록 무게 중심이 높아져 강풍이 불었을 때 다리 및 상판 위를 주행하는 차량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영국 언론은 "존슨 장관이 아이디어를 제시해 검토에 착수한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