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마닐라만(灣) 산책로에 세운 필리핀 위안부 추모 동상.

필리핀 정부가 마닐라에 세워진 일본군위안부 추모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들어 거부했다. 일본은 필리핀의 최대 원조국이자 미국 다음 가는 교역 상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6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피해자 추모 동상 설치는 내가 막을 수 없는 헌법상 권리"라며 "최근 찾아온 노다 세이코 일본 총무상에게 '아직 생존해 있는 위안부 여성이나 가족이 동상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할 자유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 단체는 지난해 12월 마닐라만(灣) 산책로에 높이 3m의 위안부 동상을 처음 세웠다. 1942~1945년 일본의 점령 당시 필리핀 여성 1000여명이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었으며, 현재 생존자는 7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