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조채은(20)씨는 6년째 겨울마다 뜨개실로 모자를 떠 제3세계 신생아들에게 보낸다. 국제 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하는 '신생아 살리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조씨는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뜨개질을 하는 재미와 함께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재미와 의미가 합쳐진 '펀네이션(fun+donation)'이 새로운 기부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를 기부하는가보다는 어떻게 기부하는지에 중심을 둔다. 행사에 참여하거나 손수 물품을 만드는 등 적은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어 젊은 층 관심이 높다.
'세이브더칠드런'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뜨개실 2볼과 바늘이 들어간 모자 뜨기 키트(1만8000원)를 구입해 털모자를 만들면 된다. 완성된 모자를 세이브더칠드런에 보내면 아프리카 말리, 타지키스탄 등 도움이 필요한 나라 신생아에게 전달된다. 알록달록한 뜨개실로 모자를 만드는 작업에 흥미를 갖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몸으로 하는 기부도 있다. '산타런'은 산타 복장을 한 채 뛰는 기부 마라톤 행사다. 미국·캐나다·영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고 있다. 지난 12월 서울 신촌 연세로 일대에서 진행된 '산타런'에는 총 680명이 참여했다. 티켓 수익의 10%(98만2000원)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이에게 사용됐다. '산타런'에 참여한 직장인 박영로(26)씨는 "색다른 방식으로 참여하니 기부도 재미있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일이라 느꼈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진행하는 '기부방방'은 주머니에 동전을 넣고 트램펄린 위에 올라가 뛰었을 때 떨어진 동전을 기부하도록 한다. 스마트폰 게임 '트리플래닛'은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자가 나무를 키우면 광고 후원을 통해 실제로도 땅에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7년간 중국 등 5개 국가에 47만여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기부라고 하면 큰 액수를 꾸준히 내야 한다고 생각해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며 "'펀네이션'은 연령과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연스레 즐기며 기부를 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