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도 뜨겁다. 선수들이 착용할 유니폼과 장비 등에 첨단 과학을 접목해 0.001초 이하의 기록으로 갈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아시아 빙상 강국이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에서 김기훈의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이름을 알린 한국 빙상은 이후 6번의 동계 올림픽에서 총 2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 17개와 동메달 10개도 수확했는데 이는 모두 빙상(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피겨) 종목에서 나왔다.
특히 빙상 종목의 경우는 0.001초 이하의 기록으로 메달 색깔이 바뀐다. 시간 단축을 위해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 스케이트날 등에는 첨단 과학이 응용된다.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빙상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의 헌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체형으로 구성돼 있다. 허리를 굽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ㄱ'자 형태로 디자인됐다. 경기복 표면은 공기저항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작은 돌기로 마감했다.
스케이팅할 때 마찰이 많은 가랑이 부분은 신축성이 강한 마찰 방지 소재로 처리했다. 충돌 시 스케이트 날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고자 부분 방탄 처리했다.
유니폼 뿐만 아니라 스케이트 날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장비가 '클랩(clap) 스케이트'다. 이 스케이트는 스케이트 날이 완전히 고정돼 있지 않다. 스텝을 할 때마다 부츠의 뒷굽이 분리된다. 클랩 스케이트는 뒤꿈치를 들어도 날이 빙판에서 떨어지지 않아 가속도 손실이 줄어든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이 스케이트를 신고 금메달 5개를 휩쓸면서 세계적 트렌드가 됐다.
총길이 111.12m의 트랙 가운데 곡선 비율이 48%에 이르는 쇼트트랙의 경우에는 스케이트 날이 부츠 한가운데서 왼쪽으로 쏠려 있다. 곡선주로에서 스케이트를 왼쪽으로 기울일 때 빙판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은 슬라이딩(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종목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종목은 스켈레톤이다. 세계 1위 윤성빈(강원도청)은 평창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스켈레톤은 1인용 썰매 종목이다. 스켈레톤은 썰매에 엎드려 머리부터 내려오고, 루지는 썰매에 누워 다리부터 내려온다는 차이점이 있다.
스켈레톤 썰매는 몸체인 보디와 날인 러너로 이뤄진다. 보디는 길이 80∼120㎝이며 폭은 제한이 없다. 썰매의 골조는 강철이며 선수가 엎드리는 부분, 즉 판은 유리섬유로 제작됐다. 골조를 이루는 강철의 강도에 따라 스켈레톤 썰매의 특성이 달라진다. 보디에는 붙잡을 수 있는 핸들, 충격을 완화하는 범퍼가 붙어 있다.
루지 썰매는 몸체에 해당하는 '포드'와 '러너'로 이뤄진다. 포드는 나무, 유리섬유나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러너의 몸통은 포드와 마찬가지로 나무, 유리섬유나 탄소 소재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며 러너를 포드에 연결하는 '브리지', 러너가 트랙에 닿는 부분인 '스틸'은 강철로 제작된다.
봅슬레이 썰매는 크게 보디(차체), 섀시(골조), 러너(날)로 구분한다. '선수와 썰매의 무게를 합쳐 630㎏(4인승 기준)을 넘을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썰매는 탄소섬유 재질의 일체형으로 설계한다. 탄소섬유는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 1 정도로 가늘지만 쇠보다 1000배나 단단하다. 섭씨 1000도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
대부분의 스키 재질은 탄소 섬유 소재다. 스키가 무거우면 선수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비만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왁싱'이다. 스키 왁싱의 기본적인 원리는 파라핀 성분의 왁스를 발라 마찰력을 줄여 적은 힘으로도 더 멀리 전진하도록 돕는 것이다. 오르막 구간이 있는 크로스컨트리의 왁싱은 좀 더 복잡하다. 오르막에서는 잘 미끄러지는 '스피드 왁스'가 오히려 경기에 방해되기 때문에 뒤로 밀리지 않게 잡아주는 '킵 왁스'를 사용한다. 왁싱 배합은 대표팀마다 비밀이다.
스노보드 종목 역시 장비 관리가 중요한 종목이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슬로베니아 대표팀 코치를 지낸 크로아티아 출신 이반 도브릴라 코치가 장비를 담당하고 있다.
스노보드는 미끄러지는 면 '베이스'와 양쪽 세로 '에지'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베이스가 손상될 경우 잘 미끄러지고, 에지가 이상 있으면 회전에 문제가 생긴다. 왁스로 베이스가 상하지 않도록 발라줘야 하며 종류만 10~15가지에 달한다. 왁스는 눈의 온도나 설질(雪質)에 따라 달라지므로 해당 경기장 조건에 맞는 왁싱을 잘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