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기자

'휴학 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며 어머니에게서 꾸중을 들은 대학 휴학생이 집안에 불을 질러 아버지가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50분쯤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질러 아버지(54)를 사망케한 혐의로 대학 휴학생 A씨(19)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휴학 중에 아르바이트 하지 않는 문제로 저녁식사 자리에서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였다"면서 "취미로 그려온 그림을 어머니가 찢는 바람에 화가 나 (찢은) 종이뭉치에 불을 붙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어머니는 이 때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종이뭉치에 불을 붙여 안방 침대로 던졌고, 이것이 전기장판으로 옮으며 화재가 커졌다고 소방관계자는 전했다. A씨와 남동생(15)은 불길을 보고 바로 탈출했고, A씨 어머니는 연기를 마신 후 욕실에 기절해 있다 소방대에 의해 구조됐다. 문제는 아버지였다. A씨 아버지는 거실로 번진 불을 끄려다 질식해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 화재로 아파트 주민 50여명이 대피했고, 이중 16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아파트 1층에서 발생한 불은 내부 112㎡(약 34평)를 태워 3065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내고 약 27분 만에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진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성적이 좋지 않아 휴학했는데, 휴학 후 어머니에게 아르바이트 문제로 꾸중을 듣자 홧김에 방화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