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의 묘미는 선수들이 부지런히 빙판을 닦아 스톤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데 있다. 컬링에서는 상대 스톤보다 하우스(표적)의 중심에 더 가까이 있는 스톤 개수가 득점이 된다. TV로 보면 하우스에 몰려 있는 스톤끼리 가볍게 부딪히는 것 같지만, 직접 보면 '쿵' 하는 육중한 충돌음이 들린다. 이렇게 경기 도중 수십 번씩 부딪히고도 다음 경기에 멀쩡히 사용된다. 뉴욕타임스는 컬링 스톤에 대해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경도를 가졌다"고 표현했다. 이 스톤을 만드는 케이스(Kays)사는 제조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마치 쇳덩이처럼 단단한 컬링 스톤의 정체는 뭘까.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규모가 큰 국제 대회에선 '특별한 돌'로 만들어진 컬링 스톤만 사용한다. 바로 스코틀랜드의 무인도 '에일서 크레이그(Ailsa Craig)'에서만 채굴할 수 있는 화강암이다. 아무 때나 돌을 캐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10년에 한 번 정도만 허용된다. 스코틀랜드 한 귀족 가문의 소유인 이 섬이 철새 도래지 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4년 전인 2013년에 섬이 한 번 개방돼 약 2000t의 화강암을 채석했다고 한다.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 컬링 경기에서 사용할 1만여 개의 스톤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화강암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돌로 유명하다. 옅은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블루혼(Blue Hone)'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게다가 습도에 강한 특성을 지녀 빙판 위에서 오랫동안 사용되는 컬링 스톤으로 제격이라는 평가다.
블루혼으로 제작한 컬링 스톤 64개는 지금 평창에 건너와 있다. 2014 소치올림픽 때도 블루혼으로 만든 컬링 스톤이 사용됐다. 스톤 1개 가격은 약 125만원, 64개 총 가격은 8000만원이 넘는다. 현재 강릉 컬링센터는 창고 내부에 웹카메라까지 설치해 스톤의 상태를 실시간 체크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컬링 스톤을 블루혼으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은 따로 없지만, 세계 최고 돌이기 때문에 평창올림픽 컬링 스톤으로 선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