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코앞이다. 예년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많이 안 난다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가 주말과 붙어 있어 그냥 지나치기엔 아쉽다. 바쁜 일상에 치여 아무런 예약을 못 했는데 이제라도 갈 수 있는 데가 없을까? 예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올해 크리스마스 명소를 추렸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서울 크리스마스 마켓’. 유럽의 3대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마켓을 본떴다. 이국적인 분위기 덕에 강추위에도 사람들이 붐빈다.

서울서 만나는 프랑스 전통 마켓

최근 플리마켓의 인기를 타고 크리스마스 연휴에 곳곳에서 특색 있는 플리마켓이 열린다. 꼭 물건을 사지 않아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자잘한 소품 구경하는 재미와 푸드 트럭처럼 가벼운 먹거리가 있어서 즐겁다. 서울시는 31일까지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광장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관광청과 함께 유럽의 3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손꼽히는 '스트라스부르 마켓'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는 서울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올해로 446주년을 맞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은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대성당 앞에 300여 개의 샬레(전통 오두막)를 설치하고 매년 2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 연말의 따뜻함을 나누는 행사다. 이번 서울 크리스마스 마켓에선 프랑스에서 가져와 설치한 샬레에서 프랑스 장인이 만든 크리스마스 공예품과 알자스 지방의 전통 요리, 프랑스에서 온 제빵사가 매일 구운 빵, 뱅쇼(데운 와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광장 중앙에 마련된 메인 텐트에서는 향초·목도리 등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만든 개성 있는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코야키, 팟타이, 마라탕, 스테이크 등 세계 각국 요리를 파는 푸드 트럭도 수십 대가 모여 있어 먹거리도 풍성하다. 음식을 사서 메인 텐트 안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어 강추위도 걱정 없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후 5~10시, 주말 오후 3~9시. 마켓 기간 동안 매일 오후 6시와 8시, 2회에 걸쳐 낭만적인 캐럴 공연도 열린다.

①‘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2017’이 열리는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 ②서울 크리스마스 마켓’에 설치된 프랑스 전통 오두막에서는 프랑스인들이 직접 공예품과 먹거리를 팔아 잠시 한강인지 외국인지 헷갈린다. ③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 설치한 트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의 트리’로 화제다. ④청계천변에서 진행 중인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2017’의 베스트 포토존.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 마켓 가볼까

산타클로스의 나라, 핀란드에서 온 브랜드 100개를 모아놓은 특별 마켓도 있다. 헬싱키에 있는 편집숍 트레(TRE)가 서울 삼성동 KEB하나은행 삼성역기업센터의 로비층과 지하 1층을 빌려서 연 트레 크리스마스 마켓 서울이다. 이딸라, 무민 등 유명 브랜드부터 모이모이, 로프트 등 새롭게 떠오르는 핀란드 브랜드용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북유럽 스타일의 패턴이 돋보이는 뜨개 담요, 핀란드 사람들의 필수품이라는 울 소재의 두툼한 양말, 아이가 입을 수 있는 판초 타입의 욕실 가운 등 핀란드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 다양해 보는 재미가 있다. 전 제품 핀란드 현지와 같은 가격으로 판다는 점도 매력적. 2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열린다.

부산의 감성적인 플리마켓으로 유명한 마켓움은 올해의 마지막 장터를 23~24일 정오~오후 5시 힐튼부산 아난티코브에서 연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제로 80여 팀의 부스가 참가해 감각적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처럼 즐기는 플리마켓이라 드레스 코드도 있다. 빨간색을 포인트로 한 따뜻한 옷이면 된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도 풍성하다. 현장에서 사연을 받아 소개해주는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대형 트리에 달린 선물을 나눠주는 '트리 800개의 선물 따기', 장터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보는 '울지마! 보물 쉽게 숨길게', 산타·루돌프 페이스 페인팅, 크리스마스 가족 촬영 등이 마련돼 있어 한바탕 즐겁게 놀다 오면 된다.

청계천 위에서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거대 산타 조형물. 서울 삼성동의 ‘트레 크리스마스 마켓 서울’은 ‘산타의 나라’ 핀란드 물건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핀란드의 자연물로 디자인한 쿠션 커버.

전국 유명 거리에서 열리는 빛 축제

크리스마스이브 밤을 화려하게 비춰줄 빛 축제도 전국에서 열린다. 지난 9일 서울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2017이 청계천변 청계광장에서 막을 올렸다. 청계천 일대 1.5㎞ 구간을 화려한 일루미네이션 트리 테마파크와 스토리가 있는 포토존으로 구성해 예쁜 야경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났다. 2018년 1월 2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연세대학교 정문 앞부터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이르는 신촌 연세로에는 밤하늘에 내리는 눈을 연상케 하는 1000여 개의 둥근 조명이 설치됐다. 23~25일엔 여기서 크리스마스 콘서트, 비보이 댄스 공연 등이 열리는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축제 2017도 열린다. 거리에는 대형 트리와 호박 마차 등 크리스마스 포토존이 있어 젊은 연인들에게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파란빛 물결이 넘실대는 ‘빛의 바다’가 펼쳐진 ‘2017 고양호수꽃빛축제’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에서는 내년 2월 18일까지 2017 고양호수꽃빛축제가 진행된다. 푸른 빛 조명의 물결 위에 물고기, 백조 등의 조형물이 어우러진 '빛의 바다', 파랑·노랑·흰색 등 오색 LED 장미와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빛의 정원', 수백개의 전구로 만든 귀여운 대형 고양이 조형물 등 볼거리가 다양해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무료 관람인데 상업적인 시설 못지않게 잘 꾸며져 있다. 관람 시간은 월~목요일 오후 5~10시, 금~일요일 및 휴일 오후 5~11시. 매일 저녁 어쿠스틱·색소폰·통기타 등 낭만적인 공연이 펼쳐지는 따뜻한 실내 무대가 마련돼 있어 잠시 몸을 녹일 수 있다. 24일과 31일, 설날인 2월 15일에는 호수 위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불꽃쇼도 열릴 예정이다.

이 밖에 충남 천안 명동 거리에서 2017 천안세계크리스마스축제(30일까지), 부산 중구 광복로 일원에서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 2017(2018년 1월 7일까지), 경남 거창군청 앞 거창읍 로터리와 거창교 일대에서 2017거창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2018년 1월 14일까지) 등 전국 각지에서 지역민들의 유명 크리스마스축제가 열리니 즐겨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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