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때문에 궁지에 몰린 남성이 자살 자작극을 시도해 부모에게 도움을 받으려다, 번개탄에 질식해 사망했다고 한국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사망한 A(당시 19)씨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자살 자작극을 도운 B씨와 자살 자작극 작전 성공보수로 30만원을 약속한 C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도박 일종인 바카라에 빠져 수천만 원의 도박 빚을 졌다. A씨는 부모에게 빚 탕감을 요청했지만, 이미 전에도 5억원에 달하는 A씨의 도박 빚을 갚아준 전적이 있어 부모는 거절했다.

결국 A씨는 자신에게 600만원가량을 빌려준 친구 B(20)씨와 자살 자작극을 모의했다. 차량 내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하는 척하기로 했다. B씨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경찰과 A씨 부모에게 A씨 자살 시도를 알리면 A씨 부모가 도박 빚을 탕감해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내가 신고하면 (A씨) 부모가 의심할 테니, 경찰 신고는 자신의 또 다른 친구에게 부탁하자"며 C(20)씨도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차량에 번개탄을 피워도 5시간 안에 구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었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1시쯤 성동구 뚝섬유원지 주차장에 차량을 세우고 "3~4시간 후 경찰과 부모에게 연락해 달라"고 B씨에게 요청한 후 차량에 번개탄을 피우고 수면제를 먹었다.

이후 B씨와 C씨가 A씨 차량을 찾아갔지만, 이미 A씨는 사망한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는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울 경우 빠르면 10여분 만에 숨질 수 있어서 절대 시도해선 안 될 위험한 행동이었다"며 "금전을 목적으로 친구의 그릇된 자작극을 도운 두 사람의 죄질이 나쁘다고 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