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일본 야쿠자와 대만 폭력조직의 필로폰 대량 밀수 때 적발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검찰은 일본인, 대만인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2명을 기소중지, 필로폰 8639g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일본 야쿠자와 대만의 폭력조직이 국내에서 시가 290억원에 달하는 대량의 필로폰을 매매하다가 적발됐다. 이들이 마약 거래를 위해 접선한 곳은 인적이 드문 교외가 아니라 서울 강남 한복판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재억)는 재일교포 이모(59)씨와 일본인 나모(41)씨, 대만 폭력조직원 서모(42)씨와 대만인 황모(47)씨 등 4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씨는 일본 폭력조직 ‘이나가와 카이’의 조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붙잡지 못한 대만 측 공급총책 S씨, 왕모씨와 홍콩인 W(38)씨 등 3명을 기소중지하고 현지 사법당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이 이번에 압수한 밀수 필로폰은 8639g에 달한다. 2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으며 시가로 환산하면 288억원 규모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대만에 있는 공급총책 S(가명)씨, 왕모씨와 공모해 지난 9월 필로폰 16㎏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중국에서 수납장을 제조할 때부터 빈 공간에 필로폰을 넣은 뒤 화물선을 통해 한국으로 밀수했다. 필로폰은 중국 광저우를 출발하는 화물선에 실려 홍콩·대만을 경유해 인천항에 들어왔다.

서씨는 지난 10월 밀수 필로폰 중 8㎏을 일본 야쿠자 이씨, 나씨에게 1㎏당 4600만원을 받고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9월에도 별도로 들여온 필로폰 2㎏을 1억원에 매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일본 야쿠자와 대만 폭력조직의 필로폰 대량 밀수 때 적발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검찰은 일본인, 대만인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2명을 기소중지, 필로폰 8639g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공급총책 S씨는 한국에서 필로폰을 수령할 사람(황씨, 왕씨)과 판매할 사람(서씨)을 각각 따로 운용했다. 이들을 별도로 한국으로 보내 서로 얼굴을 알지 못하게 했다.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한 것이다.

마약 거래를 위한 접선 장소는 서울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 거리였다. 1000원권 지폐 일련번호를 이용해 서로 거래 상대방이 맞는지 확인하고 거래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 마약 거래는 은밀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 사건은 오히려 사람 왕래가 잦은 서울 강남 한복판을 접선 장소로 활용해 이목을 피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과 서울본부세관이 오랜 기간 마약 거래 의심자를 추적한 끝에 일본 야쿠자와 대만 폭력조직원 등 대규모 마약거래 사범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일본 야쿠자와 대만 폭력조직의 필로폰 대량 밀수 때 적발된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검찰은 일본인, 대만인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2명을 기소중지, 필로폰 8639g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서울본부세관은 지난 9월 7일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수사에 착수했다. 한 달여 만인 지난 10월 이씨와 나씨, 서씨를 체포하고 필로폰을 압수했다. 그 다음날에는 위장거래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황씨를 유인해 추가로 붙잡았다.

검찰은 대만인 서씨와 일본 폭력조직원 이씨를 먼저 체포하고 위장거래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다음날 황씨를 추가로 붙잡았다.

일본 야쿠자나 중국 삼합회 등 해외 폭력조직들이 국내에 필로폰을 밀수하거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대만 폭력조직이 일본 야쿠자에게 직접 마약을 판매하다 적발된 것은 매우 드물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사건 정보를 대만, 홍콩 사법당국에 제공하는 한편 공급총책 S씨를 검거하기 위해 사법공조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들이 국내에 들여온 필로폰 가운데 8㎏의 행방을 뒤쫓고 있다. 이들이 국내 공급책과 접촉한 정황은 아직까지 없다고 한다. 다만 국내 유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추가 밀수 필로폰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