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빵을 찾고 삼시 세끼 밥 대신 빵을 먹기도 한다. 맛 좋은 빵집이 있으면 저 멀리 '빵지 순례'를 떠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진정한 빵 고수들에게 빵 취향부터 나의 인생빵 베스트 5까지, 풍미 가득한 빵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라이언'을 스티커로 제작해 함께 '빵투어'를 다니는 이른바 '빵식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처음 본 빵집 간판이 보이면 내려서 들어가봐야 직성이 풀린다. 인스타그램에 기록용으로 올린 빵 사진과 글을 보는 팔로어들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유튜브, 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빵을 알리고자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빵은 언제부터 즐겼고 얼마나 자주 먹나.

빵을 찾아 먹기 시작한 지는 4~5년 됐다. 1년여 전부터는 매일 세끼를 빵으로 해결하다시피 했고 안 먹는 날이 없다. 밥 먹는 날을 손에 꼽아야 할 정도로 빵이 주식이다.

어떤 빵을 좋아하나.

처음에는 재래시장에서 파는 옛날 빵을 많이 먹었다. 팥빵이라든가 크림빵, 맘모스빵 같은 그저 저렴하고 푸짐한 빵이 좋았다. 요즘에는 건강 빵이나 디저트에도 취미가 붙어 다양하게 먹고 있다. 최근에 꽂힌 건 샌드위치, 케이크, 구움과자 등이다.

'맛있는 빵', '빵 맛집'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은.

막연하게 서울 몇 대 빵집이니 하는 근거 없는 소문을 믿기보다는 직접 경험해보고 판단하는 쪽이다. 오래되고 허름한 가게라도 개성이 담겨 있는 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흔히 볼 수 있는 메뉴에서도 그 가게만의 특징이 드러나지 않나. 차이는 작은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재료, 푸짐한 양, 싼 가격보다 '개성'이 중요하다.

나에게 '빵'이란?

사회의 축소판이다. 별거 아닌 빵 한 조각에도 저마다의 성격, 취향이 묻어나고 심지어 그 지역, 나라의 특색까지 묻어나니 말이다. 그래서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꼼다비뛰드 '바게트샌드위치', 소울브레드 '생크림치즈브레드', 레헴 '밤콩밤콩', 초이고야 '바질바게트', 고래빵 '크로와상마망'.

# 꼼다비뛰드 '바게트샌드위치' 이곳의 빵과 디저트는 전부 맛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중 내 맘을 사로잡은 건 바게트샌드위치다. 바삭한 바게트를 한입 베어 물면 안에 샌딩돼 있는 햄과 치즈가 뿜어져 나오면서 이국적인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진다. 
# 소울브레드 '생크림치즈브레드' 재료 고유의 특징을 살린 건강한 무반죽 빵을 파는 곳. 그 중에서도 특히 생크림치즈브레드는 크림치즈가 두툼하게 올라가 특유의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이 빵맛을 제대로 돋운다. 
# 레헴 '밤콩밤콩' 우리밀을 직접 제분해서 빵을 만든다.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밤콩밤콩은 겉에 듬뿍 묻은 콩고물, 속에 두툼히 자리한 크림치즈, 사이사이 끼워 넣은 밤과 병아리콩이 토속적인 매력을 풍긴다.
# 초이고야 '바질바게트' 스콘과 치즈바게트 등이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바질바게트가 가장 인상적이다. 바질 페스토에서 솔솔 풍겨오는 먹음직스러운 허브 향, 약간 짭조름한 맛과 고소한 향이 바게트 빵에 완벽한 밸런스로 스며 있다.
# 고래빵 '크로와상마망' 생김새만 봐도 입 안에 침이 고인다. 거대한 크루아상 속에 크렘 파티시에(커스터드크림)와 생크림을 그득 채우고, 슈거파우더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아무 거나 대충 먹는 일은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다. 맛있는 한 끼를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 음식과 빵을 기록한 지는 3년이 돼간다. 내 계정을 소소하게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 행복한 요즘이다. 빵에 대한 객관적인 리뷰로 많은 분이 편견 없이 빵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빵은 언제부터 즐겼고 얼마나 자주 먹나.

빵을 본격적으로 찾아다니며 먹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어디선가 본 빵 사진을 검색하다 파도를 타고 급기야 빵 관련 카페에 가입한 것이 시작이다. 매일 아침 밥 대신 빵을 먹으며 하루를 열지만 '하루 한 끼는 밥을 먹자'는 주의라서 삼시 세끼 빵을 먹진 않는다(웃음).

어떤 빵을 좋아하나.

구황작물이나 흑임자, 쑥, 콩고물을 넣은 건강 빵을 즐겨 먹는다. 종류에 상관없이 질감은 꾸덕, 무게는 묵직, 식감은 촉촉한 빵을 선호한다. 생크림보다는 버터크림을 좋아하고 달콤한 캐러멜은 좋아하면서도 초콜릿과는 이상하리만큼 친해지지 않는, 조금 특이한 취향을 가졌다.

'맛있는 빵', '빵 맛집'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은.

양보다는 질 그리고 맛의 정확성이다. 부재료가 빵빵하게 들어찬 빵이 보기에도 좋고 먹고 싶어지지만 중요한 건 재료들이 서로 잘 어우러졌는지, 재료 본연의 맛을 정확히 끌어냈는지인 것 같다. 이를테면 캄파뉴 같은 하드한 빵이라도 빵맛 자체가 훌륭해서 감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나에게 '빵'이란?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절대적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소울브레드 '앙생크치', 꼼다비뛰드 '에그샐러드샌드위치', 마이디어스윗 '그린페스토스콘', 브레드덕 '고구마깜빠뉴', 고래빵 '트러플포카치아'.

# 소울브레드 '앙생크치' 소울브레드에서는 최상의 재료들로 만든 조화로운 빵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앙생크치는 빵 자체도 맛있지만 속에 든 생크림치즈+팥의 궁합이 끝내준다. 이곳의 팥은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생팥'이라고 불릴 만큼 검증된 맛을 자랑한다. 
# 꼼다비뛰드 '에그샐러드샌드위치' 식사용 빵부터 디저트까지 완벽한 빵집이다. 한 가지만 추천하기가 어렵다. 기본적인 샌드위치도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맛이 훌륭하다. 
# 마이디어스윗 '그린페스토스콘' 스콘 마니아라면 리스트업 해둬야 한다. 각기 다른 매력의 스콘을 선보이는데, 그중 깻잎 페스토가 들어간 그린페스토스콘이 가장 별미다. 깻잎 페스토와 당절임한 방울토마토의 조합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맛을 낸다.
# 브레드덕 '고구마깜빠뉴' 고구마를 숭덩숭덩 썰어 아낌없이 넣었다.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꺼내 먹어도 맛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두고두고 먹는 식사 빵으로 더할 나위 없다.
# 고래빵 '트러플포카치아' 좀 멀지만 일부러라도 찾아가고 싶은 빵집이다. 트러플포카치아가 특히 인상적인데, 촉촉하면서도 탱탱하고 쫄깃해서 한번 맛보면 엄지를 치켜세울 수밖에 없다.

'울산의 빵 진공청소기'라고 불릴 정도로 빵을 사랑하고 자주 먹는 2년 차 직장인이다.
친구와 약속이 있으면 약속 장소 근처에 어떤 빵집이 있는지부터 검색하는 '노력형 빵돌이'이기도 하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전국 빵집을 투어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빵은 언제부터 즐겼고 얼마나 자주 먹나.

2년 전 포털사이트 빵카페 정모에 참석한 이후 지금까지 날마다 빵을 먹고 있다. 빵카페는 분기별로 정기 모임을 갖는다. 40여 명의 신청자들이 각 지역의 빵들을 사와서 함께 나눠 먹는 식으로 모임을 진행한다. 한 달에 빵값만 50만원 정도 든다. 한 끼도 거르지 않고 빵을 먹고 있다.

어떤 빵을 좋아하나.

재료 본연의 풍미를 잘 살린 건강한 빵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재료 자체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팥, 단호박, 고구마 같은 농작물이 들어간 빵을 선호한다. 특히 팥이 들어간 빵을 좋아해서 집에서 팥소를 만들어 담백한 빵에 발라 먹는 게 일상이 됐다.

'맛있는 빵', '빵 맛집'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은.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가에 기준을 둔다. 맛있는 빵은 좋은 재료와 파티시에의 정성 어린 손길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재료와 바른 조리법으로 만든 빵은 많이 먹어도 느끼하거나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개운하다.

나에게 '빵'이란?

애인이다. 애인처럼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함께하기 때문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레헴 '단팥크림치즈빵', 돌체테리아 '먹물치즈식빵',담다베이커리 '쑥모찌모찌', 이몸이만든빵 '블루베리쿠키', 팡도리노 '치즈깜파뉴'.

# 레헴 '단팥크림치즈빵' 아무 빵이나 집어도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곳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단팥크림치즈빵이다. 국내산 팥으로 앙금을 직접 쑤어 통팥이 알알이 살아있고 크림치즈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더해져 빵의 밸런스를 꽉 잡아준다.
# 돌체테리아 '먹물치즈식빵' 강릉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빵집이다. 먹물치즈식빵이 제일 유명한데, 이 빵을 반으로 가르면 금은보화 같은 치즈들이 부드럽고 촉촉한 식빵 속에 가득 차 있어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 담다베이커리 '쑥모찌모찌' 요즘 빵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핫한 곳이다. 팥, 단호박, 고구마와 같은 자연 재료를 사용다. 추천 메뉴는 쑥모찌모찌. 쑥 향 가득한 빵에 달콤한 팥과 콩을 인정 넘치게 넣은데다 식감마저 쫀득하다.
# 이몸이만든빵 '블루베리쿠키' 특색 있는 빵과 디저트로 입 소문난 곳이다. 특히 블루베리쿠키는 견과류와 블루베리가 많이 들어가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다.
# 팡도리노 '치즈깜파뉴'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빵은 치즈깜파뉴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캄파뉴 안에 여러 종류의 치즈가 들어있어 각양각색의 치즈 맛을 즐길 수 있다. 요즘 빵과 맥주를 함께 먹는 일명 '빵맥'에 가장 부합하는 빵이다.

빵을 먹어보고 그중 맛있는 빵을 지인들에게 널리 알린다. 추천한 빵을 지인들이 맛있어하면 마치 내가 빵을 만들어 먹인 것마냥 기분 좋고 뿌듯하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빵을 자주 사오셨는데 자주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빵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때부터 '빵순이의 길'을 걷게 되었다.

빵은 언제부터 즐겼고 얼마나 자주 먹나

. 일명 '빵투어'(빵 맛집을 찾아 떠나는 여행)를 시작한 건 1년 반 정도 됐다. 한창 열심일 때는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빵으로 먹었지만 지금은 출장을 자주 다니고 있어 일주일에 며칠 못 먹어 아쉽다. 그럼에도 혼자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어김없이 빵을 찾는다.

어떤 빵을 좋아하나.

웬만한 빵은 다 좋아한다. 페이스트리, 크루아상 같은 파이류 빼고는 안 가리고 즐기는 편이다. 특히 마음이 가는 빵을 꼽자면 팥이 들어간 빵, 풍성한 부재료로 꽉 채운 캄파뉴, 스콘 그리고 맛있는 케이크.

'맛있는 빵', '빵 맛집'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빵집들이 빵 맛집의 기준이다. 유명한 빵집은 워낙 많다. 하지만 재방문하는 경우는 드물다. 유명세와 맛이 직결되는 것도 아니고,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맛있어서는 다시 안 가게 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몇 번이고 가게 되는 빵집이 있는데, 그런 곳이야말로 내가 최고로 아끼는 진정한 빵집이다.

나에게 빵이란?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도,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는 양날의 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알토브레드 '단호박크림치즈깨통밀', 소울브레드 '앙생크치', 키에리 '흑미콩크림케이크', 바림케이크 '말차쿠키슈', 케이트앤케이크 '카라멜무화과너트스콘'.

# 알토브레드 '단호박크림치즈깨통밀' 이곳은 100% 우리밀, 앉은뱅이통밀, 우리호밀과 사워도를 이용해 매일 신선한 빵을 만든다. '단호박크림치즈깨통밀'은 겉을 감싼 빵보다 부재료의 존재감이 대단한데, 단호박과 크림치즈만 먹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 어떤 상태로 먹어도 다 맛이 좋다.
# 소울브레드 '앙생크치' 달지 않고 맛있는 궁극의 팥을 맛볼 수 있다. 바삭하게 구운 브라운치아바타에 소울브레드만의 팥+생크림치즈 조합은 황홀한 맛 그 자체다.
# 키에리 '흑미콩크림케이크' 마치 미숫가루를 퍼먹는 듯한 느낌의 진한 콩크림이 올라간 흑미콩크림케이크는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쑥맛이 풍부한 '쑥팥크림치즈케이크'도 추천한다.
# 바림케이크 '말차쿠키슈' 타르트가 맛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내 입맛을 사로잡은 건 뒤늦게 알게 된 말차쿠키슈다. 쫀득하고 꾸덕한 텍스처에 재료의 진한 맛이 나서 좋아한다.
# 케이트앤케이크 '카라멜무화과너트스콘' 묵직한 식감의 스콘 위에 달콤 쌉싸래한 캐러멜이 듬뿍 올라가서 극강의 단짠(단맛+짠맛) 리듬을 느낄 수 있다. 바닐라, 얼그레이, 녹차, 흑임자 등을 취향껏 즐길 수 있는 카눌레 역시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