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까지 중국 입장에서 한국 축구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한국은 1978년 중국과 처음 남자 성인대표팀 경기를 치른 이후 2009년까지 27번 붙어 16승 1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중국인들은 한국에 무기력한 현상을 공한증(恐韓症·한국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라 불렀다.
30년 넘게 이어진 공한증은 2010년대 들어서자마자 깨졌다.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일본)에서 한국이 중국에 0대3으로 충격의 완패를 당한 것이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컵 아시아 예선 원정 경기(중국 창사)에서도 0대1로 져 1패를 추가했다.
이젠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명예를 회복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한국은 9일 오후 4시 30분 열리는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의 새 이름)에서 중국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지면 중국전 '2경기 연속 패배'의 치욕을 당하게 된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1월 국내 친선 2연전(콜롬비아·세르비아)에서 효과를 봤던 조직적인 수비를 무기로 준비 중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이 풀리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남자부 총상금은 55만달러(우승 25만달러), 여자부는 15만달러(우승 7만달러)이며 순위에 따라 순차적 상금이 있다.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은 "최근 국제 정세와 유엔의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고려해 북한에 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 협회가 결정에 동의했고, 북한 측도 이를 통보받았다고 한다.